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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스토리] 노벨상은 남성들의 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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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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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r Words : 여성의 언어

오늘 내가 상을 받았다는 사실이 과학의 길을 걷고자 하는
젊은 여성들에게 긍정의 메시지가 되기를 바란다.
-2020 노벨화학상 수상자, 에마뉘엘 샤르팡티에

Her View : 여성의 관점


한국일보

노벨상 공식 사이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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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여성들도 놀라운 일을 하고 있다 (10월14일자)


독자님, 안녕하세요. 이번 주 허스토리 주제는 노벨상입니다. 매년 노벨상 발표 시기가 되면 '우수한 과학 인프라를 갖추고도 한국 과학자가 노벨상을 받지 못하는 까닭'을 찾으려는 분석이 이어집니다. 그런데 노벨상 수상을 국적이 아닌 성별을 중심으로 바라보면 어떨까요? 이렇게 질문이 바뀔 거예요. '왜 여성은 훌륭한 성과를 보여주고도 노벨상을 받지 못하나.'


▦ 13명 중 1명
올해 노벨상 수상자 13명 중 여성은 단 한 명입니다. 평화상을 공동 수상한 필리핀 언론인 마리아 레사가 그 주인공. 레사는 1980년대 중반부터 30년 넘게 탐사 전문기자로 활동했고, 2012년에는 탐사 전문 매체 '래플러'를 설립했습니다. 특히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의 역점 사업인 '마약과의 전쟁' 과정에서 드러난 폭력성을 집중 조명해 민주주의와 언론자유를 수호한 공로를 인정받았어요.
레사는 필리핀 최초의 노벨상 수상자이자 2021년 유일한 여성 수상자로 이름을 남기게 됐습니다. 여성 1명과 남성 12명이라는 극명한 차이를 두고 블룸버그통신은 "여성 수상자가 아예 없었던 2016, 2017년보다는 낫지만, 여전히 지난 10년 평균보다는 낮다"고 지적했는데요. 지난 10년(2011~2020) 동안 평균 여성 수상자가 1.7명에 불과하다는 사실, 참 씁쓸하죠? (→노벨상은 '남성만의 잔치'... 올해도 여성은 1명뿐 기사 전문 읽기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1101210520003110)

▦ 975명 중 59명

노벨상은 1901년 제정된 이래 성별과 인종 불균형이라는 비판을 받아 왔어요. 백인ㆍ남성ㆍ미국인 수상자가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이에요. 노벨재단 공식 집계에 따르면 역대 노벨상 수상자는 975명(중복 포함)인데 이중 여성은 59번 호명됐습니다. 프랑스의 물리학자이자 화학자인 마리 퀴리가 2번(1903년 물리학상, 1911년 화학상) 수상했기 때문에, 노벨상을 받은 여성은 58명에 그칩니다.(→ 노벨상 사이트에서 확인해보기 https://www.nobelprize.org/prizes/lists/nobel-prize-awarded-women/) 분야별로도 살펴볼까요? 역대 수상자 중 여성이 받은 경우는 문학상 118명 중 16명, 평화상 139명 중 18명, 생리ㆍ의학상 224명 중 12명, 화학상 188명 중 7명, 물리학상 219명 중 4명, 경제학상 89명 중 단 2명이었어요.

▦ '여성이라서…'

마리 퀴리는 최초의 여성 노벨상 수상자이자, 과학상에서 2개 분야에 걸쳐 상을 받은 유일한 과학자입니다. 그런데 이런 마리 퀴리 조차 노벨상을 받지 못할 뻔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1903년 방사선 연구로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그는 애초 수상 후보가 아니었습니다. 여성이었기 때문이죠. 공동 연구자인 남편 피에르 퀴리가 수차례 탄원서를 올린 끝에 마리 퀴리도 공동 수상자가 되었어요.

이처럼 과학 분야에서 여성은 남성 동료와 공동 수상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2020년 여성 과학자 에마뉘엘 샤르팡티에와 제니퍼 다우드나가 유전체 편집 기법을 개발한 공로로 노벨화학상을 공동 수상하기 전까지는요. 남성 없이 여성들로만 한 부문 수상자가 채워진 건 이때가 처음이었어요. 여성의 기여도가 당연히 남성보다 적을 것이라는 섣부른 고정관념은 여성을 아예 노벨상 밖으로 밀어내기도 했습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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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벨상의 불균형은 "불공정한 사회 현실을 반영한다"

이처럼 노벨상의 불균형은 그동안 여성을 학계와 사회에서 배제해 온 유구한 역사에서 비롯됐습니다. 고란 한손 스웨덴왕립과학원 사무총장은 AFP통신과 인터뷰에서 "여성 수상자가 적다는 것은 슬픈 일"이라며 "과거부터 현재까지 수십 년간의 불공정한 사회 현실을 반영한다"고 말했습니다. "역사적으로 경제학 분야에서 여성의 낮은 대표성과 관련이 있을 것"(피터 프레드릭슨 경제학상위원장), "역사적으로 과학계에서 여성의 비중이 과소평가돼왔다"(제스퍼 헤그스트롬 노벨 총회 의장) 등 문제의식에 공감하는 내부 목소리도 들립니다.

노벨상 수상자를 선정하는 종신 심사위원들의 성별 격차도 지적되는 문제인데요. 문학상 수상자를 선정하는 스웨덴 한림원에서 2017년 불거진 미투 파문 당시 피해자들의 편에 서서 한림원 쇄신에 앞장섰던 사라 다니우스를 기억하시나요? 다리우스가 한림원 220년 역사상 첫 여성 종신 서기였을 정도로, 노벨상 선정위원회는 여성에게 문을 열어주지 않았어요. 지금도 위원회의 여성 위원은 4분의 1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 달라질 수 있을까요?

고란 한손 사무총장은 변화를 약속했습니다. 노벨상 선정위원회에 여성 위원들이 더 많이 참여하고, 여성 과학자 후보 비중이 늘어나도록 노력하겠다고요. 다만 성별이나 인종에 따른 할당제는 불가하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는 "수상자들이 최고가 아니라 여성이라서 상을 받는다고 생각될까 봐 걱정했다"고 이유를 설명했어요.

이 말에 동의하지 않는 여성은 없을 겁니다. 우리가 원하는 건 '여성이라서 상을 받는 것'이 아니니까요. 여성들이 바라는 건 그저 업적과 성취를 있는 그대로 평가 받는 것, 가치 있는 연구를 이룰 기회를 더 많이 갖는 것, 여성이라서 배제되는 역사가 반복되지 않는 것이라는 걸, 이제 다들 알게 되었겠지요?

※ 포털 정책 상 본문과 연결된 하이퍼링크를 자유롭게 이용하실 수 없습니다. 한국일보닷컴(https://hankookilbo.com)에서 보시거나 뉴스레터를 구독하시면 편리하게 링크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 https://www.hankookilbo.com/NewsLetter/herstory)

Her Story : 여성의 이야기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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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저의 화두 중 하나는 불편한 마음 없이 볼 수 있는 콘텐츠인데요. 이 웹툰을 보고 '불편한 장면'을 모두 제거하더라도 충분히 재미있는 콘텐츠가 탄생할 수 있다는 확신을 얻었답니다.

처음 제목을 보면 연상되는 의미에 당황스러울 수도 있는데요. 이 웹툰은 그 의미를 보기 좋게 해체하고 새 의미를 부여합니다. 주인공 유보나는 육아휴직에서 복직하자마자 '클라이언트 미팅'에 투입되는 팀 에이스입니다. 그가 맡은 업무는 바로 암살. 여성 킬러도 아니고, '유부녀 킬러'라는 여성 캐릭터에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밖에 없었어요.

유보나와 그의 팀이 암살하는 대상은 지은 죄에 비해 형량을 가볍게 받아 제대로 된 죗값을 치르지 않고 출소한 범죄자에 한정됩니다. 이들은 특히 아동ㆍ청소년 성범죄자에 대해선 24시간 안에 신속 대응하는데요. 물론 현실에서는 '법 위의 법'이 존재할 수 없지만, 그동안 아동 성범죄자들이 받은 낮은 형량에 답답함을 느껴 온 입장에서는 대리만족이 되더라고요.

에이스 암살자인 유보나도 자신의 현실 세계에선 아내ㆍ엄마ㆍ며느리의 역할을 수행해야 합니다. 이 현실적인 이야기가 공감과 희열을 이끌어낸다는 점이 이 웹툰의 또 다른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엄청난 커리어(?)를 가진 여성이라도 피해 가기 어려운 갈등 상황이지만, 그 갈등을 '불편하지 않게' 잘 풀어낸다는 점에서요.

'여적여'도 없고, 남성 등장인물이 갑자기 나타나 문제를 해결하는 클리셰도 없는 이야기가 더 많아지길 바라며 이번 주 뉴스레터를 마감합니다.

※ 본 뉴스레터는 2021년 10월 14일 출고된 지난 메일입니다. 기사 출고 시점과 일부 변동 사항이 있을 수 있습니다. 뉴스레터 '허스토리'를 즉시 받아보기를 원하시면 한국일보에서 뉴스레터를 구독하세요!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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