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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끝없는 부동산 전쟁

난 가만히 있었는데…집값 올라 장학금 못 받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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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사진출처 = 연합뉴스]


올해 집값 상승으로 대학생 국가장학금 대상에서 제외된 학생이 3310명가량인 것으로 조사됐다. 부동산 가격 급등의 불똥이 국가장학금 수혜에 튄 것이다. 22일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실이 국회예산정책처에서 입수한 '부동산 가격 상승에 따른 국가장학금에 대한 영향 조사'에 따르면 부동산 가격 상승에 따라 올해 2학기 2480명의 대학생이 국가장학금 1유형에서 배제됐고, 830명이 다자녀 유형에서 배제됐다. 국가장학금 1유형은 소득연계형으로 소득에 따라서 지원 액수가 달라진다. 다자녀 유형의 경우 2022년부터 3자녀 이상 가정의 셋째 자녀부터 전액 장학금이 제공된다. 1유형이나 다자녀 유형이나 모두 소득 1~10구간 중 8구간 이하(1~8구간)인 학생들에게 주어져 소득인정액이 975만원 이상이면 지원 대상에서 배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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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정책처는 서울 부동산 가격이 다른 지역에 비해 크게 상승하면서 서울 지역에서만 탈락자가 생겼다고 분석했다. 재산 소득환산액에는 부동산, 금융재산, 자동차 가격 등이 포함되기 때문이다.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소득 8구간에 속한 학생 가정의 평균 주택 공시가격은 2억213만원인데, 서울의 2020년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전년도에 비해 14.73% 올랐다. 전국 평균이 6% 오른 것에 비하면 오름 폭이 커 기존 소득 8구간에 속하던 서울 내 공동주택 소유자 자녀들이 국가장학금 지원 대상에서 집중 탈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른 지역에서는 지원 배제 대상이 거의 나오지 않고 오히려 소득 구간이 내려가면서 국가장학금을 더 많이 받는 경우도 많았다.

교육부는 재작년부터 전국 부동산 가격 상승이 가팔라지면서 부동산 가격 때문에 국가장학금에서 탈락되는 일이 많아지자 기본재산 공제액을 5400만원에서 올해 6900만원으로 올렸지만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장학금 지원에서 배제되는 효과를 완전히 상쇄하지는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추경호 의원은 "잘못된 부동산 정책으로 인해 급등한 집값 때문에 국가장학금을 애타게 기다리던 학생과 학부모에게 날벼락이 떨어진 것"이라며 "당장 현금화할 수도 없는데 공시가격이 올랐다고 탈락한다면 황당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현금 창출 능력이 없는 자산 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국가장학금에서 배제되면서 소득 역전 현상이 나타날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내년에는 국가장학금 지원을 크게 늘려 100만명가량은 거의 반값 등록금에 해당하는 혜택을 받는다. 국가장학금 1유형으로 연간 282만원을 지원받던 소득 8구간도 내년부터는 연 350만원을 지원받게 됐다. 다자녀 가정의 대학생은 8구간까지는 첫째·둘째가 450만원을 지원받고, 셋째 이상은 전액 등록금을 지원받는다. 4년제 대학 평균 등록금이 670만원이기 때문에 소득 8구간 이하냐 아니냐에 따라 지원액이 670만원 차이 나는 것이다. 세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처음에는 세 자녀이기만 하면 등록금이 다 무상으로 지원되는 줄 알았는데 8구간까지면 사실 직장 생활을 하고 있고 서울에 집이 있는 사람이라면 지원 대상에 들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자산 가격 상승으로 인한 지원자 배제 등 여러 이유로 실제 국가장학금 지출 규모는 매년 감소되고 있다. 2018년 3조6816억원이었던 국가장학금 지원 예산 총액은 2020년에 3조5503억원, 2021년엔 3조4853억원으로 감소했다. 안선회 중부대 교육학과 교수는 "정부가 애당초에 '반값 등록금' 공약을 내세웠지만 오히려 장학금 예산은 감소한 결과를 가져왔다"면서 "고등교육 지원 차원에서 장학금 대상과 액수를 더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장학금 총액이 줄어든 것은 학령인구 감소로 대학생 수가 줄어든 영향이 크고, 재원의 한계 때문에 모든 소득계층에 다 주기보다는 소득에 따라서 주는 방식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면서 "부동산 가격이 국가장학금 수혜 여부에 미치는 영향도 소득공제금액을 올려 최소화했다"고 말했다.

[김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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