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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尹 캠프’ 권성동 “개인 SNS인데 무겁고 딱딱하면 재미 없지 않으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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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에 ‘사과’ 주는 윤석열 인스타그램 논란에… / 尹 캠프 결국 또 사과 “실무진 실수”

세계일보

대화 중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왼쪽)과 권성동 의원. 연합뉴스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캠프 종합지원본부장을 맡은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개에게 ‘사과’를 주는 윤 전 총장 반려견 인스타그램 논란과 관련해 “재미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권 의원은 22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개인의 인스타그램이라는 것이 너무 무겁고 딱딱하면 재미가 없지 않나. 공식 입장은 본인의 페이스북과 어제 기자회견에서 유감 표명을 한 것으로 보면 된다”며 “약간의 재미를 가미한 것일 뿐이다. 너무 심각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윤석열 캠프 측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토리 인스타 계정은 평소 의인화해서 반어적으로 표현하는 소통수단으로 활용했다”면서 “실무자가 가볍게 생각해 사진을 게재했다가 실수를 인정하고 바로 내렸다”고 고개 숙였다.

이어 “앞으로 캠프에서는 인스타 게시물 하나하나 신중하게 게시하겠다”며 “시스템을 재정비하겠다. 논란을 일으킨 점 깊이 사과드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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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검찰총장 캠프 종합지원본부장인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 연합뉴스


윤 전 총장은 앞서 지난 19일 부산 해운대갑 당원협의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우리가 전두환 전 대통령이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정치를 잘했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다. 호남분들도 그런 소릴 한다”고 말했다.

이에 광주 시민은 물론, 여야 불문 비판이 쇄도했지만 윤 전 총장은 자신의 발언을 거두지 않고 있다가 21일에야 “며칠 사이 많은 분의 조언을 들었다. 소중한 비판을 겸허하게 인정한다. 그 누구보다 전두환 정권에 고통을 당하신 분들께 송구하다는 말씀드린다. 제 발언의 진의는 결코 전두환에 대한 ‘찬양’이나 ‘옹호’가 아니었다”고 공식으로 사과했다.

그런데 ‘송구하다’고 밝힌 당일 그는 자신의 반려견·반려묘 SNS 계정인 토리스타그램에 개에게 과일 사과를 주는 사진을 공개하며 “토리야, 인도사과다. 오늘 또 아빠가 나무에서 인도사과 따왔나봐오! 톨이는 아빠 닮아서 인도사과 좋아해오”라는 글을 덧붙였다. 이뿐만 아니라 나무에 실로 사과를 달아 놓은 사진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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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검찰총장 반려동물 인스타그램 갈무리.


이에 앞서 윤 전 총장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어릴 적 돌잡이 사진과 함께 “석열이 형은 지금도 과일 중에 사과를 가장 좋아한다”는 문구를 올리기도 했다. 해당 게시물들은 현재 모두 삭제된 상태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도 혀를 내둘렀다. 그는 22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침에 일어나 보니 이런 뭐 상식을 초월하는… 착잡하다”라는 멘트를 적었다.

그가 무슨 일로 해당 페이스북 메시지를 띄웠는지는 밝히지 않았지만, 윤 전 총장의 SNS와 관련된 게 아니냐는 추측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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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검찰총장 인스타그램 갈무리.


같은 당 경선 경쟁 주자들도 가만있지 않았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 캠프의 여명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분노한 국민의 빗발치는 사과 요구에 결국 ‘송구하다’라며 입장을 밝힌 윤 전 총장은 새벽 사이 SNS에 자신이 키우는 개에게 사과를 주는 사진을 게재하며 가뜩이나 엎드려 절받은 국민의 뒤통수를 쳤다”면서 “이것이 ‘사과는 개나 줘’가 아니면 무엇이란 말이냐”고 맹비난했다.

유승민 전 의원 캠프의 권성주 대변인도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후보를 보고 있다. 누가 봐도 사진의 의미와 의도는 명확했다. ‘사과’는 개나 주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 캠프의 신보라 수석대변인은 “사과마저 ‘희화화’하는 윤 전 총장 캠프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 SNS 담당자의 실수라 치부할 수 없다. 몇 번에 걸쳐 말을 바꿔가며 해명에 급급해하다 국민께 사과를 한 게 그리도 찝찝했던 것이냐”고 날을 세웠다.

이어 “사과를 개에 건네는 사진이 걸린 시간 동안 국민께서 느꼈을 깊은 절망감을 생각해보라. 전두환 발언으로 국민께 큰 상처를 주었음에도 후보나 캠프나 진실한 반성이 없다. 돌이킬 수 없는 후폭풍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이재명 캠프 대변인이었던 현근택 변호사는 페이스북에 “윤 후보가 여론에 등떠밀려 어쩔 수 없이 사과를 했지만 진정성이 하나도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국민을 상대로 사과했어야 한다는 점에서 개에게 사과를 주는 사진은 국민을 개로 본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비판 글을 올렸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페이스북에 “‘사과는 개나 줘라’는 속마음을 드러냈다. 진지한 반성은커녕, 국민을 우롱한다”고 적어 윤 전 총장을 비판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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