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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슈퍼 을' ASML도 원자재 수급난…4분기 매출 목표치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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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Q 가이던스 매출 49억~52억유로 제시, 시장 전망치 52.3억 유로 하회

로저 다센 CFO "글로벌 공급망 문제 영향", D램 장비 수주도 59% 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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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 세번째)이 지난해 10월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ASML을 방문, 관계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2020.10.14/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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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류정민 기자 = 글로벌 반도체 제조 장비 업체인 ASML이 시장 전망을 밑도는 4분기 실적 가이던스를 제시했다. ASML은 삼성전자와 TSMC 간 경쟁이 치열한 반도체 미세 공정에 필요한 핵심 설비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독점 생산하는 기업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EUV 노광장비를 확보하기 위해 ASML의 네덜란드 본사를 직접 찾을 정도로 반도체 업계에서는 '슈퍼 을'로 불리는데, 이 업체도 장비 제조에 필요한 핵심 원자재 수급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2일 외신과 반도체 업계 등에 따르면 ASML은 올해 3분기 매출 52억4100만유로(약 7조1779억원), 영업이익 19억1930만유로(약 2조6286억원)의 실적을 올렸다고 지난 20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순이익은 17억4020만유로(약 2조3834억원)이다.

매출이 컨센서스(매출 52억 유로, 영업이익 19억2000만유로)를 소폭 하회했지만, 전체적으로는 예상치에 부합한다. 특히 ASML의 3분기 EUV 장비 출하는 15대로 전 분기 대비 6대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3분기 반도체 장비 신규 수주는 61억7900만유로(약 8조4655억원)로 컨센서스(42억3000만유로)를 상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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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반도체 제조장비 업체 ASML이 세계에서 유일하게 독점 생사하는 EUV(극자외선) 노광장비 '트윈스캔'.(ASML 제공)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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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의 눈길을 끄는 부분은 회사 측이 4분기 실적 가이던스를 낮춰 잡았다는 점이다.

ASML은 4분기 가이던스(전망치)로 매출 49억~52억유로, 영업이익은 23억~25억유로를 제시했는데, 매출액 기준 시장 컨센서스(매출 52억3000만유로, 영업이익 18억3000만유로)를 하회한다.

AFP 통신은 네덜란드 통신사 ANP를 인용, 로저 다센(Roger Dassen) ASML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이번 가이던스 하향과 관련해 "글로벌 공급망 문제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느끼기 시작했다"고 언급했다고 보도했다.

ASML 역시 장비 제작을 위한 핵심 원재료 공급 부족에서 자유롭지 못한 채,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할 수 있다.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ASML은 일부 소재 및 소모품 부족과 공장 증설 이후 제품 조립 지연 등으로 매출 전망치를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하나금융그룹은 최근 보고서에서 "반도체 업종 내에서 거의 무풍지대와도 같았던 ASML도 서플라이 체인의 부품 부족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이 알려졌다"며 "TSMC의 실적 발표를 계기로 나아졌던 반도체 업종의 투자심리가 다시 둔화되고, ASML도 주가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다만 ASML이 EUV 노광장비 기술력이 월등한 만큼 일부 생산 차질이 있더라도, 이 분야에서 점유율은 훼손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에서는 ASML의 메모리반도체 장비 수주 잔고 급감에도 주목한다. ASML의 메모리반도체 장비 수주금액은 9억9000만유로로 직전 분기 대비 59% 줄었는데, 이는 메모리의 공급이 감소할 수 있다는 의미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3분기 ASML의 D램 메모리 장비 매출이 급증했던만큼, 단기적인 D램 공급과잉도 추정할 수 있었다"며 "ASML의 메모리 장비 수주액이 급감했고, 일부 장비 생산 차질도 발생하고 있는만큼 반도체 업체들의 추가 증설 속도도 늦춰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편, 네덜란드 남부 펠트호번(Veldhoven)에 본사를 둔 ASML은 약 2만5000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으며, 60개 도시와 16개국에 지사를 두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ASML의 주요 고객사로, ASML로 인해 네덜란드가 최근 2년 연속으로 미국, 일본을 제치고 우리나라의 '반도체 제조장비' 최대 수입국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네덜란드산 반도체 제조장비 수입액은 46억7788만달러(약 5조5236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6.5%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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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10월13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반도체 장비업체 ASML를 방문, 생산과정을 살펴보고 있다. ASML은 반도체 노광장비 전문 업체로 극자외선(EUV) 장비를 유일하게 생산하는 곳이다. 이 곳에서 이 부회장은 피터 버닝크 CEO 등을 만나 차세대 반도체 기술 개발을 위한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삼성전자 제공) 2020.10.14/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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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yupd0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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