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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점령한 불법주차로 시민들 ‘왕짜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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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남구, 공업탑로터리 주변 40억 들여 환경개선 했지만 되레 보행권 실종

[경향신문]

경향신문

울산 남구 보행환경개선지구에서 한 시민이 지난 20일 인도에 세워둔 차량을 피해 차도로 걸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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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주점 많아 젊은층 몰려
인도 턱 낮아 무단주차 잦아
주정차 단속 CCTV도 없어

“사람이 차도로 걸어다녀야
공영주차장 먼저 건설 필요”

울산 남구 신정2동 공업탑로터리 주변은 달동·삼산동 등과 함께 지역 내 상권의 한 축을 이루고 있다. 이곳엔 카페·음식점·포장마차·노래방·유흥주점 등이 100여곳 들어서 있어 젊은층이 많이 찾는다.

울산 남구는 지난해 1월부터 올해 5월까지 인도와 차도 구분이 없던 상가와 주거지 주변 이면도로(삼산로 35번길)의 보행환경개선사업을 벌였다. 하지만 6개월이 지난 지금도 이곳을 지나는 시민들은 오히려 보행권을 침해당하고 있다.

지난 20일 찾은 공업탑로터리 상가 주변은 비교적 깨끗했다. 과거 어지럽던 간판이 잘 정리됐고, 볼썽사납게 도로 곳곳을 막고 있던 전신주도 지중화됐다. 도로 포장 상태도 말끔했다.

하지만 보행자들은 짜증난 표정이었다. 이들은 도로 양쪽 인도에 불법 주차된 차량들 때문에 차도로 걸어야 했다. 인도 곳곳에 걸린 ‘보행로 불법주차 연중 단속’이란 현수막이 무색한 모습이었다.

주민 박모씨(45)는 “인도가 있는데도 차도로 다녀야 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했다. 불법주차 계도활동을 하던 한 60대 공공근로자는 “주차금지 안내문을 계속 돌리고 있지만 불법주차가 끊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주변에는 주정차 단속용 폐쇄회로(CC)TV도 없었다.

보행환경개선사업은 남구 삼산로·돋질로를 동서 방향으로 잇는 이면도로와 중앙로·봉월로는 남북 방향으로 잇는 이면도로에서 이뤄졌다. 2.45㎞ 거리로, 폭은 구간에 따라 6~10m이다. 국비 12억원을 포함해 총 40억여원이 투입됐다.

도로 양쪽에는 폭 1.75~2m 인도가 설치돼 있다. 그러나 인도 턱 높이가 약 10㎝에 불과한 데다 45도가량 완만한 경사가 있다. 차량을 쉽게 인도에 주차할 수 있는 구조인 것이다. 남구 관계자는 “상품이나 재료를 차량으로 실어나르는 상인들 요구를 수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차를 댈 곳이 없어 찾아오는 손님들이 줄면서 인근 상인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이상건 공업탑상가번영회장은 “상가 주변에 민간 유료주차장이 있지만 손님들이 가게를 이용하면서 주차비를 별도로 내는 것을 꺼려한다”며 “상인들이 주차권을 구입해 손님들에게 나눠주면 좋겠지만, 요즘처럼 장사하기 어려운 시기에 이마저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유료주차장의 주차요금도 30분에 1000원으로 공영주차장의 2배가량된다. 이 지역 주민들과 상인들은 “보행환경개선사업 전 공영주차장을 우선 마련하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남구는 인근 울산여고 테니스장 지하에 차량 67대를 수용할 공영주차장을 내년 2월 준공 목표로 건립하고 있다. 남구 관계자는 “공영주차장이 완공되면 도로변 주차 단속을 강화해 보행권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글·사진 백승목 기자 smbae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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