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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혼돈의 가상화폐

반도체대란 속 최대실적 테슬라…비트코인 최고가에 또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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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9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테슬라 매장에 전기차가 전시돼 있는 모습.[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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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차량용 반도체 대란과 공급망 병목에도 테슬라는 날았다. 3분기 순이익이 2조원에 육박하는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어닝 서프라이즈'다. 보유한 암호화폐에서 600억원가량의 장부상 ‘손실’이 났지만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우려는 오히려 기대로 바뀌고 있다.

테슬라는 20일(현지시간) 3분기 순이익이 16억1800만 달러(약 1조9050억원)를 기록해 지난해 3분기(3억3100만 달러) 대비 약 5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테슬라의 분기 순이익이 10억 달러를 넘은 것은 지난 2분기에 이어 두 번째다. 이로써 테슬라는 6개 분기 연속 순이익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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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순이익 추이.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3분기 매출(137억6000만 달러)도 월가 예상치(136억3000만 달러)를 뛰어넘었다. 주당 순이익도 1.86달러로 월가 예상치(1.59달러)를 웃돌았다. 로이터통신은 “테슬라가 전 세계적인 반도체와 원자재 부족 사태를 헤쳐나가며 월가 예상을 뛰어넘는 3분기 매출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테슬라는 “반도체 부족과 항만 병목 현상 때문에 공장을 전속력으로 가동하는 데 영향을 받고 있지만 회사의 여러 팀이 독창성과 민첩성, 유연함을 갖고 대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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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부문별 매출 변화.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테슬라의 선전은 차량 판매가 이끌었다. 지난 2일 공개한 3분기 전기차 인도량은 24만1300대로, 역대 최다 기록이다. 북미와 중국 시장의 증가가 두드러졌다. 테슬라 중국 법인의 3분기 판매 대수는 13만3218대로 전 분기보다 44% 늘었다.

미국 투자회사 웨드부시의 대니얼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중국이 전기차 수요에 얼마나 중요한 지역인지를 말해준다”며 “2022년엔 중국이 테슬라 전 세계 출하량의 4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추산한다”고 분석했다.

보급형 제품 판매 전략도 주효했다. 테슬라의 차량 평균 판매 가격은 1년 전보다 6% 낮아졌다. 하지만 판매 이익률은 2분기 28.4%에서 30.5%로 높아졌다. 테슬라는 모델S 등 고급 차량보다, 낮은 급의 차량 판매 비율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3분기 판매 차량의 96%는 테슬라 차종 중 저렴한 ‘모델3’과 ‘모델Y’가 차지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시장 전문가를 인용해 “테슬라 중국 공장에서 유럽으로 수출이 늘어난 데다 저렴한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모델Y 출시가 판매 증가에 도움을 줬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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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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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비트코인 상승세도 테슬라에는 호재다. 테슬라에 따르면 3분기 기준 보유한 디지털 자산(암호화폐)은 12억6000만달러로, 지난 분기대비 약 5100만달러(약 600억 원)의 손상 차손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손상의 이유는 비트코인과 관련이 있다고 덧붙였다. 3분기 비트코인 가격 하락의 영향을 받았다는 의미다.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는 현재 미국 회계 규정상 달러와 같은 현금이 아니라 무형자산으로 분류된다. 암호화폐 시세가 매입가격과 비교해 하락하면 손상 차손 처리를 한다.

하지만 향후 테슬라의 암호화폐 자산 가치는 상승할 전망이다. 비트코인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어서다. 암호화폐 사이트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20일 밤 6만6974달러까지 오르며 지난 4월 기록한 역대 최고가(6만4888달러)를 넘어섰다. 21일 오후 3시 50분 현재는 24시간 전보다 1.02% 오른 6만4453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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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미국의 첫 비트코인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인 프로셰어스 비트코인 스트래티지 ETF의 거래를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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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투자전문 매체 벤징가는 “테슬라는 지난 1분기 비트코인 4600개를 팔아 1억100만 달러(약 1200억원)의 이익을 거뒀다”며 “지금 가격에 같은 양을 매각한다면 당시의 2배가 넘는 이익을 얻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최근의 비트코인 가격 상승으로 테슬라의 자산 포트폴리오에서 변동성이 큰 자산의 비율이 높다는 것에 대한 우려가 줄어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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