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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뒷광고로 탈세하고 슈퍼카 몰다 걸린 '천만 팔로어' 유튜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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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 인플루언서 16명 등 74명 세무조사
해외 수입 숨긴 유튜버에 '탈세' 유도한 회계사도
'전관' 전문직 28명도 조사 대상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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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백만 명의 팔로어를 보유한 인플루언서 A씨는 이른바 ‘뒷광고’가 포함된 영상이나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리면서 광고 수입을 숨겼다. 그는 직원을 두고 촬영 시설도 갖춘 ‘사업자’였지만 사업자 등록조차 하지 않고 부가가치세를 빼돌렸다. 회사 명의로 슈퍼카 3대를 빌려 본인과 가족이 이용한 것은 물론, 해외여행이나 고급 호텔, 피부관리소 등에 쓰는 돈도 모두 업무상 경비로 처리했다.

#. 미디어 콘텐츠 창작자 B씨는 수백만 구독자를 바탕으로 ‘유료 콘텐츠’ 사업을 벌였다. 그는 ‘패트리온’ 같은 해외 후원 플랫폼을 열어, 후원 금액에 따라 미공개 영상이나 후원자 맞춤형 영상 등을 제공했다. 후원금은 페이팔 등 해외 지급결제대행(PG)사의 가상계좌를 통해 들여와 소득 신고를 하지 않았다. 그는 이렇게 번 돈으로 아파트 6채 분양권을 사 가족에게 증여하고 대출금도 대신 납부했지만 증여세는 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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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일 국세청 조사국장이 21일 국세청 기자실에서 온라인 플랫폼에 기반한 신종 호황업종 사업자와 공직경력 전문직 등 불공정 탈세자 74명에 대한 세무조사 착수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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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 미디어를 활용해 인기를 끌면서 광고 수입이나 후원금을 숨기는 방식으로 탈세한 인플루언서들이 국세청에 덜미를 잡혔다. 원룸이나 오피스텔 여러 채를 빌린 뒤 ‘에어비앤비’를 운영한 숙박공유 사업자, 검찰·국세청 근무 경력이 있는 ‘전관’ 전문직도 세무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국세청은 온라인 플랫폼 기반 사업자, 공직 경력 전문직 등 ‘불공정 탈세자’ 74명에 대한 동시 세무조사에 착수한다고 21일 밝혔다.

'뒷광고' 뒤 광고 소득 숨겨


국세청 감시망에 포착된 인플루언서는 최대 1,000만 명, 평균 549만 명의 팔로어를 보유해 세계적인 영향력을 지닌 인사들이다. 이들은 주로 △먹방 △뷰티 △키즈 △K콘텐츠 관련 영상이나 사진을 제작하면서 콘텐츠에 관련 상품을 녹인 간접광고를 진행하고, 이 가운데 일부는 대가관계를 표시하지 않은 뒷광고로 진행하며 소득을 숨겼다.

일부는 유튜브나 아프리카TV 같은 대형 플랫폼과 함께 각 나라의 후원 플랫폼을 운영하며 돈을 벌었고, 이를 가상계좌나 차명계좌 등을 통해 들여오면서 세금을 탈루한 혐의를 받는다.

이번 조사 대상에는 콘텐츠 창작자들에게 ‘절세 전략’을 알려주겠다며 거짓 세금계산서를 작성하는 등 ‘탈세’를 부추긴 회계사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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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룸 100채 빌려 무등록 '에어비앤비' 운영


숙박공유 사업자 17명은 평균 34채, 최대 100채가 넘는 원룸이나 오피스텔을 빌린 뒤, 에어비앤비 같은 해외 중개 플랫폼을 통해 숙박공유업을 했지만 사업자 등록조차 하지 않았다. 이 중에는 과거 부동산 중개업을 할 때 알던 지역 공실 정보를 활용해 원룸, 오피스텔 소유주로부터 숙박공유 영업을 위탁받은 ‘대행업자’도 포함돼 있다.

공직 경력 전문직은 △법원 △검찰청 △국세청 △특허청 등에서의 경력을 바탕으로 고액의 수임료를 받는 △변호사 △세무사 △회계사 △변리사 등이다. 이들은 고액의 자문 수임료를 현금으로 받으면서 현금영수증조차 발행하지 않는 방식으로 수입 신고를 누락했다.

김동일 국세청 조사국장은 “플랫폼 운영사가 외국에 있어 국내에서 과세 정보를 수집하기 어렵지만, 외국 과세당국과의 긴밀한 공조를 통해 탈세 행위에 대응했다”며 “조사 과정에서 명의위장이나 차명계좌 이용 등 조세 포탈혐의가 확인되는 경우 고발조치 등으로 엄정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세종 =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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