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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로운 친환경 전환’ 핵심은 실직 구제와 정규직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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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아시아미래포럼>

특별세션

섀런 버로 국제노조연합 사무총장

그라파코스 녹색성장기구 수석

“저소득국 화석연료 탈피 보상 필요”

산디프 파이 전략국제문제연 책임자

“단기에 전환 안돼…장기적 계획 중요”

김현우 에너지기후정책연 위원

“한국노조도 소극적 태도 벗어나야”

이상헌 국제노동기구 국장

“모든 취약층 포함해 바꿔나가길”


한겨레

20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공존을 위한 대전환: 함께 만드는 미래’를 주제로 열린 ‘제12회 아시아미래포럼’ 첫날 특별세션 ‘소외, 차별 없는 대전환을 위하여’가 진행되고 있다. 화면 왼쪽부터 토론 좌장인 이상헌 국제노동기구(ILO) 고용정책국장, 기조연사 섀런 버로 국제노동조합연합(ITUC) 사무총장, 스텔리오스 그라파코스 글로벌녹색성장기구(GGGI) 수석 이코노미스트, 산디프 파이 전략국제문제연구소 선임연구책임자(CSIS), 스레스타 바네르지 인도 ‘아이포레스트’ 기후정의 프로그램 책임자. 단상 위 김현우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연구기획위원.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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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제12회 아시아미래포럼 특별세션의 화두는 ‘정의로운 전환’이었다. ‘소외, 차별 없는 대전환을 위하여’라는 주제 아래 기조연사와 토론자들은 탈탄소 시대, 녹색전환의 과정과 결과 모두 정의로운 길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논의의 초점을 맞췄다. 기조발제한 섀런 버로 국제노동조합연합(ITUC) 사무총장은 “정의로운 전환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일자리”라며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의 재취업과 재교육을 돕고 녹색 부문 투자로 신규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일자리를 계속해서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버로 사무총장은 162개국 노동자 약 1억8천만명이 가입한 세계 최대 노조 단체인 국제노조연합을 이끄는 ‘정의로운 전환’의 전도사로 불린다.

정의로운 전환은 급격한 산업 구조 변화의 비용을 특정 계층 노동자와 지역, 국가에 떠넘기지 않고 함께 부담하자는 게 핵심이다. 이해관계자가 직접 논의에 참여하고 일자리 유지, 재교육 및 재훈련, 신산업 고용 연계, 공동체 재구성 등을 통해 ‘모두에게 정의로운 친환경 전환’을 이루자는 얘기다. 버로 사무총장은 “산업 변화로 은퇴 시점이 바뀐 모든 노동자에게 연금을 제공하고 소득도 지원할 수 있어야 한다”며 “녹색 분야 투자로 만들어지는 신규 일자리를 통해선 현재 비정규 부문에서 일하는 세계 노동 인구의 60%를 정규직으로 편입시켜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성차별 해소를 위해 여성 노동자에게도 대대적인 투자를 해야 한다”고 했다.

정의로운 전환은 한 국가 내부의 문제만은 아니다. 저소득 국가일수록 화석연료 의존도가 높고 선진국이 주도하는 기후변화 대응 요구에 따른 충격도 크기 때문이다. 스텔리오스 그라파코스 글로벌녹색성장기구(GGGI)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코로나 팬데믹은 선진국과 저소득 국가 간 경제 불평등을 악화시켰다”며 “저소득 국가가 화석연료 의존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사회적 안전망을 강화하거나 선별적 현금 지급을 도입하는 보상 조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라파코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를 위한 재원 마련 방안으로 탄소 가격 인상을 제안했다. 또 그는 “국제연합(유엔) 조사에 따르면 전세계 인구에서 가장 부유한 1%가 가장 가난한 50%보다 많은 탄소를 배출하고 있다”며 “이 1% 부유층이 자신의 소비 행동을 바꿔 탄소 배출량을 30분의 1로 줄여야 한다”고 꼬집었다.

정의로운 전환은 단시간에 이룰 수 있는 건 아니다. 산디프 파이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책임자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석탄 생산량의 90%를 차지하고 여기서 일자리와 소득을 얻는 음푸말랑가 사례를 들었다. 그는 “사람들이 수백년간 공생해온 생태계와 일자리가 더는 지속가능하지 못하다는 인식을 해야 한다”며 “정의로운 전환은 하루아침에 달성되는 것이 아닌 만큼 장기적인 계획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스레스타 바네르지 인도 ‘아이포레스트’ 기후정의 프로그램 책임자는 “기존 산업을 곧바로 중단하는 것보다 산업 전환을 시작하겠다거나 석탄업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겠다고 지역사회에 먼저 얘기하고 초기 단계부터 소통하는 게 사회적 긴장을 훨씬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정의로운 전환의 핵심 이해관계자인 노조의 과제도 있다. 김현우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연구기획위원은 “한국의 노동조합은 ‘왜 고생한 우리가 기후변화의 일방적인 피해자가 돼야 하는가’라고 반응하는 등 전환에 다소 소극적”이라며 “1998년 외환위기 사태 당시 노동자와 노조의 양보로 정부·노동자·기업 간 삼자 테이블이 마련되는 등 사회적 주체 간 신뢰를 구축한 경험이 약하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김 위원은 “노조가 누구와 친구가 되고 어떻게 산업과 에너지 전환을 실현할 것인지, 그리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 어떤 청사진을 그릴 것인가 하는 과감한 질문이 필요하다”고 했다.

토론 진행을 맡은 이상헌 국제노동기구(ILO) 고용정책국장은 “지난주 한국에서 젊은 노동자가 일하던 석탄공장이 녹색 전환으로 인해 문을 닫게 되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뉴스를 접했다”며 “정의로운 전환을 위해선 신뢰와 연대 그리고 모든 취약계층 사람들을 포함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종오 기자 pjo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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