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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미얀마 민주화 시위

'아세안 왕따' 미얀마 군부, 아웅산 수지 측근 등 5600명 사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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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양곤의 인세인 교도소 앞에서 18일 오후 늦게(현지시간) 한 여성이 석방된 자신의 딸을 안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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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말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ㆍASEAN) 정상회담의 참석을 거부당한 미얀마 군부가 18일(현지시간) 수감된 정치사범 수천 명을 사면ㆍ석방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이날 미얀마 군부 총사령관인 민아웅 흘라잉의 석방 연설이 있은 뒤 국영 텔레비전은 반(反)쿠데타 시위로 체포 또는 수배 중인 5600명 이상이 “인도적 차원에서” 사면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현지 언론 ‘버마의 민주주의 목소리’는 지난 2월 1일 체포됐던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의 민주주의민족동맹(NLD)당 대변인 몬와 아웅 신을 비롯한 1316명의 정치사범들이 18일 오후 늦게 풀려났다고 전했다. 반군부 시위로 형사 기소된 4320명도 사면을 받게 됐다. 8개월 넘게 수감 생활을 해온 신 대변인은 “그들이 오늘 나에게 와서 집에 데려다 준다고 말했다. 그게 전부였다”고 말했다.

정치범들이 다수 수용돼 있었던 양곤의 인세인 교도소 앞에는 18일 늦은 밤부터 19일 낮까지 순차 석방되고 있는 이들을 만나려는 가족들과 환영 인파가 몰려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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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 군부 총사령관.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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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수지 고문의 신변에 대한 언급은 없었으며 여전히 구금 상태라고 영국 스카이뉴스는 전했다. 가택연금 중인 그는 군부가 제기한 무전기 불법소지ㆍ공무상 비밀 누설 등 10개 혐의로 기소 돼 최대 징역 75년형을 맞을 위기에 처해있다.

이번 대규모 사면 조치에 대해 반군부 활동가들은 국제적으로 고립 위기를 맞은 군부가 아세안 국가들 사이에서 명분 쌓기를 하기 위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톰 앤드루스 유엔 미얀마 인권특별보고관도 이날 트위터를 통해 “군부의 정치범 구금은 처음부터 터무니 없는 것이었다”며 “이번 조치는 군부의 심적 변화가 아닌 (외부)압력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아세안은 15일 긴급 화상회의를 열어 오는 26일부터 28일까지 브루나이에서 개최되는 아세안 정상회의에 흘라잉 사령관을 참석시키지 않기로 결론 내렸다. 대신 “미얀마의 비(非)정치적 대표자를 초대한다”고 밝혔다. 로이터는 “아세안이 정상회담에서 이 같은 배제 결정을 내리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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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4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미얀마 군부와 아세안 지도자들의 특별 정상회담이 개최됐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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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ㆍ필리핀ㆍ인도네시아 등 10개 회원국으로 구성된 아세안은 지난 4월 흘라잉 사령관과 5개 항의 평화 합의를 맺었지만, 미얀마 군부가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해왔다. 아세안 특별사절의 수지 고문 면담을 허용하지 않은 게 대표적이었다. 5개 항에는 정치범 석방과 폭력 중단, 특사 파견 등이 포함돼 있다.

군부는 올해 2월 1일 “지난해 11월 총선에서 부정이 있었다”며 쿠데타를 일으켰다. 미얀마 시민단체 정치범지원연합(AAPP)에 따르면 쿠데타에 반대하는 민간인 1100명 이상이 목숨을 잃고 수지 고문을 포함한 9000여 명이 구금됐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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