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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원제한 완화 첫날인데…"단체 예약 손님은 없습니다"[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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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18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일대 거리 모습. [최아영 기자]


"인원 제한 완화됐어도 더 나아질 거라는 기대는 안 하고 있어요."

18일 오전 11시께 서울 중구 을지로 인근. 이곳에서 6년째 고깃집을 운영 중이라는 60대 자영업자 A씨는 이날부터 적용되는 새 거리두기 지침에 대해 시큰둥한 반응이었다. 지난 2년간 손해가 막심해 손님들이 늘어나도 당장 빚 갚는 것부터 벅차다는 설명이다.

A씨는 "거리두기가 완화되면 뭐하냐. 단체 예약 손님이 있는 것도 아니고, 호시절은 다 갔다"고 덧붙였다. 손님들이 몰려들기 시작할 점심시간이었지만, 을지로 일대에는 찬바람만 불었다. A씨 같은 점주들만 각자 위치에서 바쁘게 움직일 따름이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이날부터 오는 31일까지 사실상 마지막 거리두기 정책이 시행된다. 국내 백신 접종 완료율이 70%에 가까워진 만큼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에 속도를 내겠다는 것이 당국의 방침이다.

새로 시행되는 거리두기 등 방역 조치는 이전보다 다소 완화됐다. 모임을 할 수 있는 인원수와 영업 가능 시간이 모두 늘어났다. 지역별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다. 4단계가 발령된 수도권은 접종완료자를 포함해 8명까지 모임이 가능하다.

식당 등에 모일 수 있는 사람 수가 늘어난 만큼 소상공인들의 기대도 커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 자영업자들의 생각은 달랐다. 그간 방역수칙이 수시로 바뀐 탓에 이제는 소비자들이 예약 문의 전화조차 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을지로 인근 고깃집 직원 B씨는 "8명 단체 예약 문의는 없었다. 아직 사람들이 잘 몰라서 그런 것 같다"며 "위드 코로나로 가면 좀 낫지 않을까 기대해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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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정오께 서울 마포구 신촌 인근 상권. [이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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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충무로의 한 식당에서 20년간 근무했다는 C씨는 "대체로 방역수칙에 잘 협조해주셨지만, 가끔씩 입구에서 체온 측정하고 장부를 적어달라고 요청하면 욕하는 손님도 있었다"며 "누군가 기침을 하기라도 하면 그 화살이 다 우리에게 온다"고 덧붙였다.

을지로·충무로 외에 대학가 상권 역시 휑한 건 마찬가지였다. 작년 초부터 2년 가까이 비대면 수업이 이뤄지면서 인근 상권들이 매출에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이날 정오께 둘러본 마포구 신촌 일대 상권은 대학교 인근 카페와 식당에만 조금 활기가 돌 뿐 대체로 한산했다.

신촌역 인근에서 테이크아웃 카페를 운영하는 자영업자 D씨는 "올해 초부터는 카페를 일찍 닫고 물류센터 포장·분류 아르바이트하러 다녔다"고 말했다. 이어 "아르바이트 월급으로 장사 안되는 카페 월세를 내고 있으니 이게 뭐하는 건가 싶더라"라고 토로했다.

또 식당을 운영 중인 자영업자 E씨는 "소비자들도 예전 같지 않아서 거리두기 조금 완화된다고 우르르 오거나, 예약이 늘어나는 일이 없다"며 "회복되려면 몇 년은 걸릴 것 같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위드 코로나가) 조금 기대는 되지만, 기쁜 마음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국토교통부가 지난달 27일 공개한 바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신촌·이대 일대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13.2%로 서울 평균인 9.5%보다 높았다. 신촌·이대 일대 소규모 상가 공실률 역시 7.2%로 서울 평균인 6.5%보다 0.7%p 높았다.

인근의 홍대·합정 일대는 더 심각하다. 청년 유동인구가 많은 이 지역의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지난 2017년 2분기 3.7%였는데 올해 2분기 기준 22.6%까지 치솟았다. 성북구 성신여대 상권의 소규모 상가 공실률 역시 올해 2분기 16.3%를 기록했다.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 / 최아영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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