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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백신 의무화' 갈등 …미국 정부-경찰노조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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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의 백신 접종 요구에 사표 던진 기자도
파우치 "미접종자가 대유행 극복에 위협"
한국일보

미국 워싱턴주 에버렛에서 항공회사 보잉 직원들이 15일 코로나19 백신 접종 의무화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에버렛=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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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의 의무화 조치를 둘러싼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공공은 물론 민간 영역에서도 의무화를 시행하려는 고용주 측과 이에 반대하는 피고용자들의 마찰이 적지 않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17일(현지시간) 여러 시(市) 정부가 경찰관들에게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자 많은 경찰관과 경찰 노동조합이 반발하며 소송전으로도 번졌다고 보도했다. 미국 경찰관 대부분은 시 정부가 고용한다.

시카고가 대표적 사례다. 로리 라이트풋 시카고 시장은 앞서 경찰관을 포함한 모든 공무원에게 백신 접종 여부를 보고하도록 했고, 이달 15일 기준 미제출자는 무급 행정처분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 미국의 양대 경찰 노조 중 하나인 경찰공제조합(FOP)이 반발하고 나서면서 소송전이 시작됐다. 라이트풋 시장은 FOP와 존 카탄자라 FOP 시카고지부장이 노조원의 불법 태업 또는 파업을 부추겼다는 이유로 소송을 냈고, FOP 측 역시 사전 협의 없는 의무화 방침이 단체협약 위반이라고 시장 등을 고소했다.

이 외에 접종 여부 보고 의무화가 다음 주 시행될 메릴랜드주(州) 볼티모어에서도 경찰노조 위원장이 경찰관들에게 시 당국에 백신 접종 여부를 공개하지 말라고 당부해 갈등을 예고했다. 지난달 말 백신 접종이 의무화된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선 일단 연말까지 미접종 경찰관을 계속 고용하기로 결정했으나 이들에 대한 징계 처분은 내릴 예정이다. 비영리단체인 '경찰관 사망 추모페이지'(ODMP)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미국에서 코로나19로 숨진 경찰관은 약 460명으로, 업무 중 총격으로 숨진 사례보다 4배 이상 많았다.

민간 영역에서도 백신 접종 의무화 갈등은 계속되고 있다. 이번엔 미국 스포츠전문채널 ESPN의 대학 풋볼 취재 기자 앨리슨 윌리엄스가 회사의 백신 접종 요구에 반발하며 사표를 내 화제가 됐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둘째 아이를 갖길 원하는 윌리엄스가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대한 의학적 우려를 표했다"고 전했다. 윌리엄스는 또 "백신이 대유행을 끝내려는 노력에서 필수인 건 이해하지만, (백신 접종 의무화는) 도덕적으로나 윤리적으로도 내 신념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사표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더힐은 "백신이 불임과 관련 있다는 증거는 없다"고 설명했다.

미 정부는 백신 미접종자가 대유행 극복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문제는 백신을 맞을 자격이 있지만 여전히 접종하지 않은 약 6,600만 명에 있다"고 지적했다. 더 많은 이들이 백신을 맞을수록 이번 겨울에 또 다른 감염 확산 가능성이 줄어 재유행을 막을 수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코로나19 백신 접종 자격이 있는 12세 이상 미국인 중 77%가 최소 1회 접종했고, 67%가 접종을 완료했다.

진달래 기자 a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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