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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값 고공행진에 에너지 인플레 우려…유류세 또 인하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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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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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한 주유소 자료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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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10월 ‘3%대 물가’가 현실화할 것으로 예상되자 정부가 3년 여만에 유류세 인하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원·달러 환율까지 오르면서 수입물가가 더 크게 뛰는 데다, 석유류는 운전업계 등 서민 체감경기에 미치는 영향이 큰 품목이기 때문이다. 다만 정부가 추진 중인 탄소중립 정책에 배치되고, 국제유가가 계속 상승하고 있어 유류세를 내리더라도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17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ℓ당 1720.25원, 서울은 1796.45원을 기록했다. 휘발유 가격이 1700원을 돌파한 것은 2014년 말 이후 7년 만이다. 코로나19 충격으로 지난해 5월 1200원대로 급락한 휘발유 값은 1년5개월여만에 30% 넘게 올랐다. 주간 상승폭을 보더라도 9월 마지막주 3.1원, 10월 첫째주 13.2원, 둘째주 28.3원으로 확대되고 있다.

유가는 가계의 생활비, 기업의 생산비 부담을 늘리는 요인이어서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친다. 특히 화물업계 등 운전대를 잡고 생계를 이어가는 계층에게는 특히 큰 부담이 된다. 정부는 높아진 유가로 서민 고통이 가중되는 것에 대비하기 위해 유류세 인하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국정감사에서 홍정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유류세를 15% 인하하는 방안을 요구한 데 대해 “기획재정부와 함께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냈다. 반면 기재부는 일단 상황을 지켜보는 입장이다. 이날 기재부 관계자는 “지금 단계에서 유류세를 검토하고 있지 않지만 유가 모니터링은 계속하고 있다”면서 “상황이 어떻게 될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유류소비를 없애자는 탄소중립 정책과 배치되는 점에서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정부가 유류세 인하 조치를 시행한 것은 2000년, 2008년, 2018년 총 세 차례에 불과하다. 정부 입장에선 상당한 세수를 포기해야 가능한 결정이기 때문이다. 가장 최근이었던 2018년에는 11월부터 6개월간 15%, 이후 3개월은 7% 유류세 인하 조치를 시행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이 지난달 발표한 ‘유류세 한시적 인하의 주유소 판매가격 효과’ 보고서를 보면 보통휘발유 판매가격에서 유류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40% 이상, 고급휘발유와 경유의 판매가격에서 유류세의 비중은 30~40% 수준으로 파악된다. 보고서를 작성한 장희선 전북대 교수는 “경유나 고급휘발유 소비자들에 비해 보통휘발유 소비자들과 셀프주유소나 알뜰주유소를 찾는 가격탄력성이 높은 소비자들이 유류세 인하 혜택을 가장 많이 받았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유류세 인하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국내 기름값이 오르는 것은 국제유가의 영향이 절대적인데, 당분간 오름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10월 둘째주 두바이유 평균 가격은 전주보다 2.8달러 오른 배럴당 82.0달러를 찍었다. 두바이유 가격이 배럴당 80달러를 넘은 것은 7년 만이고, 1년 전(배럴당 42달러)과 비교해 약 두 배 상승했다. 국제 유가는 코로나19로 침체됐던 경기가 빠르게 살아나면서 수요가 급등한 반면 공급이 이를 따라잡지 못하면서 급등했다. 게다가 원·달러 환율도 최근 빠르게 올라 수입물가를 더 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 정부가 추진 중인 탄소중립 정책에 반하는 조치라는 점도 걸림돌이다. 자칫 화석연료 사용자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효과를 낼 수 있어서다.

그럼에도 유가를 비롯해 전방위로 물가가 오르면서 인플레이션(물가오름세) 압력이 커지는 점은 정부의 대응을 재촉하는 요인이다. 당장 오는 10월 3%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현실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영훈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은 지난 15일 “지난해 통신비 지원 정책 요인에 따른 기저효과와 7~8월 델타변이 확산으로 낮아졌던 유가가 다시 오르고 환율도 오르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이들 요인의 영향이 커서 (10월 물가상승률이) 3%를 기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윤지원 기자 yjw@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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