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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개발 계획 문건에 ‘시장님 지시 관련 건입니다’ 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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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게이트] 공문 결재한 이재명 어디까지 보고받았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대장동 개발의 입안부터 배당금 활용까지 사업 전반을 보고받고 승인한 것으로 15일 나타났다. 대장동 개발 사업이 진행되던 2014년부터 2016년 말까지 이 후보가 크고 작은 안건들을 결재한 공문서들이 공개된 것이다. 이 후보의 최측근 정진상 전 정책실장 또한 대장동 개발 사업 주요 결재 라인에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도 공문서에서 확인됐다. 법조계에선 검찰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에게 적용한 배임의 범위를 ‘윗선’까지 적용할지 여부에 따라 향후 수사 방향이 달라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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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후보는 대장동 개발 사업이 급물살을 타던 2014년 1월부터 2016년 11월까지 성남시장 자격으로 관련 보고 문건에 직접 서명했다. 개발 계획 입안, 대장동 주민 의견 청취, 출자 승인, 배당금 활용까지 하나하나 승인받고 지시 내린 것이다.

정진상 전 성남시 정책실장은 이 과정에서 시장실로 올라가는 대부분의 문건을 검토했다.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정 전 실장이 해외 출장을 갔던 경우를 제외하면 이 후보와 함께 대장동 공문서에 함께 서명한 것이다. 성남도시개발공사 관계자는 “시청으로 올라가는 대장동 보고는 정 전 실장 손을 거치지 않으면 시장실로 넘어가지도 못했을 정도”라고 했다.

야당은 ‘대장동 결재 라인’ 한복판에 있던 정 전 실장이 화천대유 아파트를 분양받은 배경을 의심하고 있다. 전 정 실장뿐만 아니라 이 후보 측근으로 거론되는 장형철 경기연구원 경영부원장, 최윤길 전 성남시의회 의장 등도 대장동 아파트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까닭이다. 유동규 전 본부장 구속영장에도 ‘민간 사업자와 결탁해 성남도시개발공사 등에 수천억 원의 손해를 입혔다’고 적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이종배 의원은 “성남시청 결재 라인이 화천대유 몰아주기’에 대한 보고를 일일이 받았다면 배임 혐의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반면 이 후보 측은 “시장으로서 대장동 개발사업 사항을 세세히 보고받은 것은 너무도 당연한 업무”라면서 “배임이라는 의혹 제기는 예상보다 땅값이 크게 오른 현 시점에서 바라본 결과론적인 시각에 불과하다”고 했다.

10여 건의 결재 문건 중에서도 특히 출자 승인 검토(2015년 2월 2일), 도시개발사업 구역, 개발계획 변경(2016년 2월 15일), 판교대장 개발계획 실시계획 인가(2016년 11월 1일) 문건에는 대장동 사업 전반의 구체적인 내용이 적시되어 있다.

검찰은 성남도시개발공사 직원들을 소환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 후보가 결재한 공문서에 언급되었던 “민간 수익을 지나치게 우선시하지 않도록 하라”던 대목이 삭제된 정황을 집중적으로 추궁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른바 ‘초과 이익 환수 조항’과 관련한 부분이다. 당초 이 후보가 서명한 출자 승인 검토 문건에는 이 내용이 있었지만, 이로부터 석 달 만인 2015년 5월 성남도시개발공사는 ‘초과 이익 환수 조항’이 삭제된 공문을 화천대유 측에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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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전 서울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 참석한 이재명 대선 후보가 발언을 하고 있다. 2021.10.15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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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2월 15 일 이 후보가 서명한 공문서에는 사업시행자인 성남의뜰 요구에 따라 사업명(名)을 성남 판교대장 도시개발사업으로 바꾸는 안건이 포함되어 있었다. 종전 사업명( 성남 대장동·제1공단 결합사업)을 지우고 ‘판교’를 새로 집어넣은 것이다. 여기에는 공동주택 용적률을 종전 180%에서 190~195%까지 높이는 방안도 들어가 있다.

한 시청 직원이 “시장님 기자회견 지시 관련 건입니다”라고 따로 메모한 대장동 결재 문건(2016년 11월 1일)도 발견됐다. 장애물 없는 도시, 범죄 예방 안전 도시에 관한 대장지구 단위 계획 구상이 담긴 문건이다.

성남시청 내부 공문서 외에 성남도시개발공사에서 따로 올라간 보고도 있다. 이 후보는 2017년 6월 12일 대장동 개발에 따른 배당금 1822억원을 다른 정책 예산으로 활용하도록 승인했다.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1인당 18만원을 성남 시민에게 지급한다는 ‘시민배당’ 공약의 재원으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지사 재임 시에는 실제 집행되지는 않았고, 후임인 은수미 시장 취임 후 지난해 ‘재난연대자금’ 명목으로 약 942억원 예산을 들여 시민 한 사람당 10만원씩 지급했다.

[김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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