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국무총리가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차 코로나19 일상회복지원위원회 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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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 서서 먹던 식당인데 텅 비어 있으니 참."
13일 정오께 서울 강남구의 한 일식집. 점심을 먹으러 이곳을 찾은 소비자 A씨(30대)는 텅 빈 식당을 마주하는 게 아직도 낯설다고 운을 뗐다. A씨는 "(이곳은) 예약하기도 힘들었던 식당"이라며 "아무리 경기가 안 좋아도 이 정도인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자영업자들의 고초가 심해지자 정부가 단계적 일상회복을 위한 준비에 본격 착수했다. 이르면 내달 초부터 '위드(with) 코로나'를 시작할 예정이어서 자영업자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날 정부는 단계적 일상회복의 구체적 방안을 논의할 '코로나19 일상회복지원위원회'를 전격 출범했다. 위원회는 40명 규모 민관합동 기구로 꾸려졌고, 김부겸 국무총리와 최재천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교수가 공동위원장을 맡았다.
감염병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음에도 정부가 일상회복에 박차를 가하는 건 자영업자와 저소득층의 생계 문제를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이달 11일 발표한 바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 이후 자영업자 가구 중 저소득층이 6만5000가구 늘어났다.
오는 27일부터는 집합금지와 영업 제한으로 손해를 입은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손실보상금이 지급될 예정이지만, 13일 매경닷컴이 만난 자영업자들은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라고 입을 모아 말했다.
지난달 14일 생활고에 시달리다가 극단적 선택으로 세상을 떠난 한 50대 자영업자의 가게. 문 앞에 시민들이 남기고 간 추모 편지와 국화꽃이 붙어있다. [이상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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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양재역 인근에서 한식집을 운영하는 B씨(50대)는 "손실보상금은 (영업 손실액의) 80%까지 해준다는데 200%를 해줘도 피해가 메꿔질까 말까"라고 말했다. B씨는 "작년과 올해 피해액을 종합하는 것부터 벅차다"며 "직원 6명을 내보냈다. 그중 1명은 여기서 10년 넘게 일한 사람"이라고 부연했다.
경기도 성남의 한 중식집 관계자 C씨(30대)는 "그나마 배달이 있으니까 그걸로 버티는 중"이라며 "단체 회식 손님이 안 오는 게 가장 큰 직격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주변에 가게 사장님 하나는 빚쟁이들한테 시달리다가 결국 도망갔다는 소문도 있다"며 "우리도 우편물 오면 긴장부터 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성남의 한 맥줏집 사장 D씨(50대)는 "(위드 코로나는) 최소한 가게에 올지 말지 소비자에게 선택권을 주는 구조 아니냐"며 "지금처럼 영업시간·인원수 따라 아예 전면 금지로 해버리면 살아날 가능성조차 없다"고 말했다. 이어 "(생계난으로) 극단적선택하셨다는 자영업자들, 남 일 같지 않다"며 탄식했다.
D씨는 "위드 코로나가 섣부른 게 아니냐는 데는 저도 동감한다"며 "그래도 바랄 수밖에 없는 건 당장 오늘 아침에도 죽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자영업자 단체들은 정부의 현행 고강도 방역 조치와 관련해 강경 대응을 예고한 상태다.영업시간·인원수 제한 조치 철회를 촉구 중인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는 오는 15일 새로 발표될 거리두기 개편안에 요구가 반영되지 않으면 이달 20일 총궐기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와 소상공인연합회 등에 따르면 코로나19 여파로 지난달 기준 최근 1년간 하루평균 1000여개 매장이 폐업했다.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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