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대 신고 올 1만7000건 넘어
신규 보호대상 5년간 4100명대
보호 전문기관·쉼터 턱없이 부족
전문가 “도서·산간지역 등 증설을”
13일은 고(故) 정인이가 양부모의 학대로 인해 세상을 떠난지 1년이 되는 날이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오늘, 학대를 당한 아동에 대한 보호조치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학대아동 보호 전문기관이나 학대아동피해쉼터는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123rf]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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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은 고(故) 정인이가 양부모의 학대로 인해 세상을 떠난지 1년이 되는 날이다. 정인이 사건은 대한민국에 만연했던 아동학대 범죄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됐다. 하지만, 여전히 학대를 당한 아동들에 대한 보호조치는 미흡하기만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경찰청에 따르면 아동학대 112 신고 건수는 2017년 1만2619건에서 지난해 1만6149건으로 늘었다. 올해는 정인이 사건의 여파로 아동학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신고 건수가 8월까지 1만 7379건을 기록해 지난해 총 건수를 넘어섰다.
반면, 학대를 당한 아동에 대한 보호조치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신규 보호조치 대상 아동은 2017년 4125명에서 지난해 4120명으로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아동보호전문기관에 따르면 올해도 그 수치는 큰 변화없이 4100명대를 유지할 전망이다.
보호조치는 아동보호시설, 위탁가정 등으로 아동을 이동시켜 보호하는 것을 의미한다. 보호조치 대상 아동 중 대다수는 학대를 당한 경우다. 지난해의 경우 보호조치 아동 4120명 중 3006명이 학대에 의한 것으로 조사됐다. 약 72%에 해당한다.
이처럼 아동학대 신고가 증가한데 반해, 보호조치가 미흡한 이유는 아동을 보호할 기반 시설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학대 받은 아동을 관리하는 아동보호전문기관은 올해 2월까지만 하더라도 전국 71개에 불과했다. 정인이 사건이 불거지고 난 후에야 올해 81개를 목표로 증설하고 있다.
학대 아동을 보호할 학대아동피해쉼터 역시 올해 초 76개에 불과했다. 정부는 올해 105개로 증설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쉼터 한 개당 많아야 10명 안팎의 아이들을 보호할 수 있는 것을 고려하면, 이마저도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소규모로 학대 아동·청소년 등을 보호하는 ‘공동생활가정’의 경우에도 전국에 505곳뿐이다.
2017년 이후 아동학대 신고 건수는 50% 이상 급증했지만, 아동학대와 관련된 예산은 올해 18% 증가하는 데 그쳤다. 세이브더칠드런에 따르면, 피해아동 1명에게 돌아가는 예산은 2015년 12만9000원에서 올해 6만3000원으로 절반 수준이다.
김범중 중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아동은 자기결정권을 행사하는 게 어려워 학대 대항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아동보호전문기관이 부족한 도서 산간 지역 등에는 증설이 필요하다”며 “동시에 인력과 예산 충원을 통해 사회복지 공무원을 전문화하고 다양한 전문가들이 케이스를 분석할 수 있는 아동학대 발굴체계 개발에도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정부는 내년 아동 학대 재원의 보건복지부 일반회계 이관을 계기로 관련 투자를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아동보호 전문 기관은 올해 81개에서 오는 2025년 120개로, 학대피해아동쉼터는 올해 105개에서 2025년 240개로 늘리는 것이 목표다.
채상우 기자
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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