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마리에게 생긴 일 (사진=민음사 제공) 2021.10.12. photo@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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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케이트 엘리자베스 러셀과 동시대 최고 스릴러 작가로 주목받는 1991년생 신예 이네스 바야르의 첫 소설 '마리에게 생긴 일'(민음사)이 출간됐다.
이 소설의 원제를 직역하면 '아랫도리의 불행'이라는 의미인데, 2018년 프랑스에서 출간되자마자 그 의미의 도발성부터 화제가 됐다.
우리 시대 큰 사회적 이슈인 사내 성폭행 문제, 피해자의 2차 피해의 과정을 섬뜩하고 생생하게 묘사한 이 소설은 출간과 동시에 선풍을 일으켰다. 이 소설은 출간한 해에 공쿠르 상 1차 후보작에 올랐으며, 2018년 크라임리즈 선정 ‘올해 최고의 국제 스릴러 소설’에 뽑히고, 2019년 작가의 첫 데뷔작에만 수여하는 에드메 드 라로슈푸코 상을 받았다.
이 소설은 본인 의지와 상관없이 벌어진 외부 폭력으로 인해 서서히 붕괴되어 가는 한 인간과, 거기서 나아가 희생자에게 자행된 주변인의 2차 가해, 그 결과 돌이킬 수 없는 불행에 잠식당한 어느 가족에 대한 관찰기다.
주인공 마리는 어느 날 저녁, 집까지 바래다주겠다고 접근한 직장 상사의 차에 탔다가 성폭행을 당한다. 가족에게 상처를 주고 싶지 않은 마음, 자신이 누리는 풍족한 삶을 포기하고 싶지 않은 마리는 그날 사건을 비밀로 간직한 채 아무 일 없는 것처럼 살아가려 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마리는 자신이 임신했음을 알게 되는데, 배 속 아이가 성폭행범의 아이라고 확신하며 그녀의 일상은 걷잡을 수 없이 흔들린다. 아이를 사산하려 하나 번번이 좌절된 마리는 출산이 가까워질수록 점점 고립되고, 이런 그녀를 보는 가족의 시선은 임신한 여자의 예민함, 모성의 이름으로 견뎌 내기를 바라는 무관심이다.
마리의 비극의 일차적 원인은 당연히 태초의 불행을 야기한 직장 상사의 성폭행이다. 사회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놓인 그는 부하 직원인 마리에게 사건 후에도 협박과 조소를 일삼는다. 마리가 회복이 불가능할 만큼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지게 된 직접적 원인은 주변인의 2차 가해다.
작가는 이 작품에서 일차적으로 휘몰아친 불행만큼이나 성폭행 희생자 마리가 가족 비극의 가해자로 둔갑하고, 가까운 가족조차 알아보기 어려운 괴물 같은 존재로 변해 갈 때 진정한 가해자는 누구인지를 비중 있게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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