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준 파블로항공 대표
기체부터 통신·관제·제어 등 모든 기술 확보
항공 연구진 맨파워 업계 최고 수준 자부
한치 오차없는 드론쇼…기술력 방증
해외 유수 기관·기업서도 협업 제의
내년 美 시작으로 동남아 드론배송 도전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서 드론의 무게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글로벌 기업은 물론 국내에서도 관련 신산업을 개척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취미·레저는 물론 방송, 재난감시, 군사용 등 기존 헬리콥터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대체할 수 있는 드론의 활용 범위는 무궁무진하다.
국내 시장도 마찬가지. 국내 사업자등록증에 드론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업체만 2000개가 넘는다. 국내 드론 시장은 오는 2026년 4조원 규모까지 불어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올 정도다.
김영준 파블로항공 대표가 현재 개발 중인 다양한 드론 기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유재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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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국내 드론업체 중 유일하게 기체부터 통신, 관제, 비행제어 등 상업용 드론에 필요한 모든 기술을 갖춘 기업이 국내·외에서 주목받고 있다. 김영준 대표가 2018년 설립한 상업용 드론 개발전문업체 ‘파블로항공’이 그 주인공. 창업 3년차에 불과하지만 글로벌 유통·물류업체에서 각종 사업 제휴 및 투자협의가 활발한 테크 스타트업이다.
파블로항공의 경쟁력은 업계에서도 독보적인 ‘맨파워’다. 항공대 박사 과정 중인 김 대표를 비롯해, KAIST·국방과학연구소·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 항공업계에서 몸담았던 전문가들이 전체 직원의 절반에 달한다. 대기업 연구원 출신들의 영입도 이어지고 있다.
김 대표는 “기술력의 차이는 사람에서 나온다. 당사 연구진은 항공업계에서 10~15년 몸담은 커리어를 가졌고 드론과 관련한 모든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이 얘기는 기체나 시스템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이를 자체적으로 재점검하고, 보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의미”라고 자평했다.
파블로항공 기술력의 핵심인 ‘군집비행 기술’은 이미 완성형에 가깝다는 평가다. 2019년 정부 고위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국내 업계 최초로 드론 100대 군집비행을 시연했다. 한치 오차없이 기아 로고 언베일링 행사를 치러낸 것도 대표적인 케이스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드론쇼를 연출했던 인텔사에서도 이를 보고 축전을 보내왔다는 후문.
파블로항공이 지난 1월 인천 송도에서 선보인 기아 ‘로고 언베일링’ 모습. [기아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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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쇼에 사용되는 자체개발 기체는 탄소복합섬유를 사용, 국내 생산 드론 중 유일하게 방수·방열 기능을 갖췄다. 불꽃쇼 연출이 가능한 이유다. 여기에 ㈜한화에서 불꽃축제를 담당했던 이장철 부사장을 영입하는 등 예술성에도 정점을 찍었다. 벨기에, 아르헨티나 등 국내외서 20회의 드론 아트쇼를 시연할 수 있었던 파블로항공의 강점이다.
파블로항공이 주력사업으로 배송사업은 실증단계를 거쳐 내년 완전 상용화 가능할 정도의 기술 고도화를 이뤘다. 2019년 57㎞ 거리의 도서지역 해상 장거리 드론 물품 배송 성공에 이어 지난해에는 국내 최초로 80㎞에 달하는 2개섬 동시 배송에도 성공했다.
파블로항공은 드론배송 뿐 아니라 자율주행차, 무인트럭, 무인선박 등 모든 무인 모빌리티를 실시간 관제할 수 있는 시스템인 ‘팜넷(PAMNet)’ 개발에도 성공했다. 무인 모빌리티를 운영하는 다양한 사업자가 팜넷을 사용하면 어느 장소나 시간에 상관없이 실시간으로 이를 모니터링이나 통제할 수 있다. 하늘에서 새로운 길을 만들고 공역 통제를 담당하는 다양한 정부 기관과 이를 이용하는 다수 플레이어와 커뮤니케이션도 가능하다.
파블로항공은 팜넷시스템으로 지난달 세계적 권위의 '국제무인기시스템협회(AUVSI)' 어워드에서 2위를 차지했다. 미국, 러시아 등 무인기 선진국 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것. 수상 이후 미국의 대형 트럭 물류업체로부터 무인트럭 관제시스템으로 팜넷을 도입하고 싶다는 러브콜을 받고 업무협약까지 체결했다. 내년 4월 이뤄지는 팜넷 기반 드론배송 개발 컨소시엄에는 미국 연방항공청(FAA), 항공우주국(NASA), 탈레스 등이 참여한다.
파블로항공이 개발 중인 다양한 드론 기체. [파블로항공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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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블로항공은 다양한 사업분야에 적용 가능한 드론 기체의 자체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일반 드론과 같은 형태의 ‘멀티콥터’의 경우 올 연말 10㎏ 운송이 가능한 기체 개발 이후, 30㎏ 적재량의 모델까지 개발할 계획이다. 멀티콥터는 일반 딜리버리는 물론 군수물자 수송 등 다용도로 활용 가능하다. 한화시스템이 파블로항공을 ‘밀리테크 스타트업’으로 육성하기로 한 것은 이같은 이유에서다.
고정익 형태의 ‘수직이착륙기(VTOL)’는 장거리 소량 배송용이다. 적재량은 5㎏에 불과하지만 최대 80분간 비행이 가능하다. 의약품 등 긴급물자 배송이나 카메라.센서 등을 장착해 재난감시, 정찰용으로 적합할 것으로 보인다.
파블로항공은 이같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내가 아닌 글로벌 업체와 어깨를 나란히하는 야심찬 도전에 나설 계획이다.
지난 6월 미국 현지 지사 설립에 이어 내년 4월에는 애리조나주를 거점으로 딜리버리 실증 사업에 나선다. 이후 LA, 뉴욕 주 등 미 전역으로 비즈니스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동남아 시장도 또다른 타깃이다. 국내 대기업과 손잡고 인도네시아 드론배송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다.
김영준 대표는 “UPS는 드론 스타트업 매터넷(Matternet)와 손잡고 드론배송서비스를 시작했고, 시가총액이 3조원에 달하는 스타트업 짚라인(Zipline)은 월마트와 제휴해 ‘1시간 배송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히기도 했다”며 “파블로항공의 경쟁자는 국내가 아닌 이런 글로벌 드론 스타트업들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유재훈 기자
igiza7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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