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죽음을 돌보는 사람입니다·리덕수 포스터북
이것이 우리가 원했던 나라인가·입학사정관의 시간
미국식품의약국 국장을 지낸 데이비드 케슬러는 '차마 뿌리치지 못하는 음식'의 특징으로 다섯 가지 요소를 꼽았다.
"칼로리가 높다. 맛이 다양하고 복합적이다. 한입에 먹기 쉽다. 입에 넣는 순간 첫 느낌이 좋다. 혀에 사르르 녹는다."
먹는 기쁨이야 크겠지만 이렇게 먹다가는 건강도 크게 해치기 쉬울 듯하다. 혀도 어느 정도 즐거우면서 건강도 챙길 방법은 없을까?
철학자이자 고등학교 철학 교사인 저자는 고대 그리스 철학자 에피쿠로스의 식사법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쾌락주의자로 알려진 에피쿠로스는 식탐의 대가였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와 정반대였다. 그는 욕구를 줄여 만족감을 키우는 방향을 택했다.
저자는 "빵과 물만 있다면 신도 부럽지 않다"고 말한 에피쿠로스처럼 가장 단순하고 소박한 먹거리에서도 풍성한 식탁의 기쁨을 누리는 법을 익혀야 한다고 말한다.
이를 위해 저자는 '어떤 음식을 먹어야 할지' '어떻게 먹어야 할지' '누구와 먹어야 할지'를 차례로 살펴본다.
저자는 맛있다는 이유로 아무거나 먹지 말고, 우리 몸에 고통을 주는 음식이 무엇인지, 또 우리의 식탁에 올라오기까지 그 음식들이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깊이 생각해야 한다고 말한다.
요컨대 "철학 하듯, 음식도 생각하며 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북트리거. 188쪽. 1만3천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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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죽음을 돌보는 사람입니다 = 강봉희 지음.
"나는 죽은 사람을 위해 일한다."
장례지도사협의회봉사단 단장인 저자는 영안실에서 시신을 직접 만지고 정결하게 하는 일, 염습(殮襲)을 한다. 그 과정에서 하지 않는 일이 하나 있다고 한다. 고인의 신상을 묻는 일이다.
대부분 의뢰인이 가정이 안 좋은 상태, 가정이 깨져 있는 상태에서 장례를 부탁하거나 유족이 있더라도 하나같이 어려운 환경에 처한 상황이라 특별히 물어볼 필요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저자는 젊은 시절 여러 차례에 걸친 암과의 사투로 죽음의 의미를 배웠고, 마음을 편안히 하기 위해 염습 일을 시작했다고 한다.
책은 시체를 닦는 과정의 구체적인 묘사부터 코로나19 환자의 염을 해야 했던 일 등 장례 현장에 대한 다양한 에피소드를 전한다.
사이드웨이. 220쪽. 1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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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덕수 포스터북 나는 이렇게 쓰였다 = 리덕수 지음.
화가 리덕수는 수수께끼 같은 인물이다. 자신을 실향민 2세 작가라고 소개하는 그의 실체를 정확히 아는 이는 없다고 한다. 그는 남한에서 활동하는데, 주로 북한의 선전화를 그린다.
그의 작품은 선동적이고 강렬한 선전화 양식을 따른다. 하지만 핑크, 옐로우, 블루 등의 파스텔 톤 색상만으로 채색된 포스터는 솜사탕처럼 달콤해 보이기도 한다.
책에는 리덕수의 포스터 작품 60점을 비롯해 장은수 출판 평론가의 서문, 고영범 작가의 단편 소설 '필로우 북-리덕수 약전', 서윤후의 '끝남과 시작, 반복하는 것에 의미를 담은 시' 다섯 편, 정연심 미술 평론가의 비평이 수록됐다.
알마. 196쪽. 3만8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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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것이 우리가 원했던 나라인가 = 진중권 지음.
전 동양대 교수인 저자가 2022년 대선과 관련해 두 거대 정당이 처한 어려움과 현실을 분석한 책.
저자는 "국민이 원하는 것은 힘들어도 열심히 일하면 삶이 나아질 거라는 바람이 배신당하지 않는 사회"라며 "이 소박한 꿈을 이루려면 진보적·보수적 정책의 실용적 조합, 그에 대한 정치적 합의와 사회적 대타협, 양쪽을 설득하기 위한 통합의 리더십 또한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21세기북스. 308쪽. 1만7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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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학사정관의 시간 = 김보미 지음.
지난 10년간 대학에서 입학사정관으로 일해온 저자가 일하며 느낀 보람과 의미, 제언을 책에 담는 한편, 우리나라 입시제도의 현주소를 조명했다.
저자는 시험과 평가라는 표준화된 시스템 속에서 잃어가는 것들과 잃지 말아야 할 것을 이야기한다.
책과이음. 220쪽. 1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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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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