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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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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철 멈추고 거리엔 물 솟구쳤다...10년만에 日수도권 덮친 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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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밤 일본 도쿄(東京)를 비롯한 수도권에서 10년 만에 강한 지진이 발생했다. 건물이 크게 흔들리고 열차가 탈선하면서 4명의 중상자를 포함해 51명이 부상을 당했다. 지진으로 신칸센을 비롯해 수도권 전철이 대부분 멈춰서면서 피해는 8일까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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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밤 도쿄 신주쿠역에서 승객들이 지진으로 운행이 중단된 전철을 기다리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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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이 발생한 것은 7일 오후 10시 41분쯤, 휴대전화의 지진 경보가 연속으로 울리면서 실내가 크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도쿄 내 일부 가정에선 탁자 위 물건들이 바닥에 흩어지고 화분이 넘어지는 등 큰 진동이 확인됐다. 방송사들은 즉시 정규 방송을 중단하고 지진 속보로 전환했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진원지는 도쿄 인근인 지바(千葉)현 북서부 깊이 75km, 지진 규모(매그니튜드)는 5.9다.

진원에서 가까운 도쿄 아다치(足立)구와 사이타마(埼玉)현 일부 지역에서 진도 '5강(强)'의 흔들림이 관측됐다. 도쿄 23구 내에서 진도 5강의 지진이 발생한 건 2011년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 이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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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본 지진 발생 현황.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일본 자체 지진 등급인 진도는 절대 강도를 의미하는 규모와는 달리, 지진이 일어났을 때 각 해당 지역에 있는 사람의 느낌이나 주변 물체의 흔들림 정도를 기준으로 한 상대적 수치다. 진도는 0에서 7까지로 구분되며 '5강'은 대부분의 사람이 무언가를 붙잡지 않고는 걷기 힘든 수준의 흔들림이다.

실내에선 찬장의 식기류나 책장의 책이 바닥으로 떨어지고, 고정하지 않은 가구는 넘어질 수 있다. 이번 지진으로 지바현 기사라즈(木更津)시에 사는 80대 여성이 침대에서 떨어져 오른발에 큰 부상을 당하는 등 4명이 중상을 입었다. 가나가와(神奈川)현 요코하마(横浜)시에선 70대 여성이 넘어진 찬장에 깔려 다치는 등 총 47명이 경상을 입었다고 일본 소방청이 밝혔다. 집계가 계속될수록 피해 규모는 늘어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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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도쿄의 한 지하철역 인근 수도관이 파열돼 물이 거리로 쏟아져내리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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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메구로(目黑)구에선 수도관이 파열돼 맨홀에서 물이 솟구쳐 거리로 쏟아졌다. 사이타마(埼玉)현 원유 처리 시설에선 화재가 발생했다. 도쿄 다이토(台東)구나 오타(大田)구에서는 건물 외벽이 무너지고 전봇대가 기울어지는 등의 피해가 확인됐다. 국토교통성에 따르면 수도권을 중심으로 엘리베이터 약 5만 5800기가 비상 정지해 28기에 이용자가 일시적으로 갇혔다가 구출됐다.



지진으로 전철 스톱..역에서 밤새는 '귀가 난민'도



특히 지진 후 수도권을 잇는 대부분의 철도가 멈춰서면서 귀갓길 승객들이 큰 피해를 입었다. 도쿄 아다치구에선 열차 '닛포리토리네(日暮里舍人)라이너'가 지진 발생 후 긴급 정차하는 과정에서 바퀴 일부가 레일에서 벗어나며 탈선했다. 전동차 내 승객들이 우르르 넘어졌고 3명이 부상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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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전 일본 도쿄도 아다치구의 한 철로에 레일에서 살짝 이탈한 전동차가 멈춰서 있다. 이 열차는 전날 밤 발생한 지진의 영향으로 탈선했다. [교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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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주쿠(新宿)·시나가와(品川) 등 도쿄 주요 전철역에는 열차 운행 정지로 집에 돌아가지 못하는 '귀가 난민'이 다수 발생했다. 일부는 도보나 택시 등으로 귀가했으나, 일부는 역 주변에서 밤새 열차 운행 재개를 기다렸다. 일부 노선은 8일 새벽 1시 이후 운행을 재개했으나 나머지 노선들은 8일 오전 7시가 넘어서야 운행을 시작해 출근길 시민들도 큰 불편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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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새벽 도쿄 시나가와역에서 지진으로 인해 귀가하지 못한 사람들이 계단에 앉아 열차운행 재개를 기다리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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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는 지진 발생 직후인 10시 43분 총리관저 위기관리센터에 대책실을 설치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는 직후 관저로 들어가 피해 상황을 파악하고 각 기관에 대응을 지시하는 등 긴박하게 움직였다.

일본 각지에서는 9월 이후 규모 6 정도의 강한 지진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기상청은 앞으로 1주일 이내에 최대 진도 5강 정도의 흔들림을 동반한 여진이 발생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도쿄=이영희 특파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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