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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제작진 뿔났다... 128년만에 대규모 파업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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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예산업노조, OTT 시장 성장으로 업무 강도 높아져
근로 환경 개선·임금 인상 등 처우 개선 요구
파업 찬성 98%...강행 시 영화·드라마 제작 모두 중단
美 제작자협회와 협상 여지는 남아 있어

한국일보

미국 캘리포니아주 버뱅크시에 있는 미 연예산업노조 본부. 버뱅크=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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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15만 명의 영화·TV프로그램 노동자가 가입한 미국 연예산업노조(IATSE)가 설립 128년만에 처음으로 파업에 돌입한다. 노조는 넷플리스, 애플, 아마존과 같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이 커지면서 노동강도가 급격하게 증가한 데 따른 처우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4일(현지시간) 노조 측은 지난 1~3일 실시한 투표에서 올해 업무 재계약 대상 조합원 6만 명 중 98% 이상이 파업에 찬성했다고 발표했다. 투표 참여율도 90%에 육박했다. 파업을 강행할 경우 할리우드 영화, 드라마, TV쇼 제작이 모두 중단된다.

파업 배경으로는 최근 몇 년간 OTT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하면서 제작 환경이 악화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글로벌 회계감사법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 자료에 따르면 전세계 OTT 시장규모는 2019년 460억 달러(약 54조6,500억 원)에서 지난해 580억 달러(68조9,000억 원)로 26%가량 성장했다.

반면 업계 노동자들은 고강도 노동에 시달리는 등 제작 환경은 크게 나빠졌다. 전세계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OTT 수요가 급증하면서 노동 강도는 더 세졌다. 노조 측은 "대형 미디어 기업들이 수 조 달러를 벌어들이는 동안 제작진들은 수면, 식사시간, 생활임금 등 기본적인 요소들을 전혀 보장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임금수준도 턱없이 낮다. 할리우드가 있는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생활임금은 시간당 19.35달러(1인 가구 기준)지만 OTT 제작진들의 초봉은 시간당 15~18달러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협상의 여지는 남아있다. 노조 측은 제작사 대표 단체인 미국 제작자협회(AMPTP)와 지난 7월부터 임금 인상, 휴식· 식사시간 보장 등 업무조건을 놓고 재계약 협상을 벌여왔다. 하지만 4개월간 지속된 협상은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지난주 중단됐다. 협회 측은 4억 달러 규모의 협상안을 제안했지만 노조 측이 거절했다. 노조 측은 "협상안에 휴게시간 보장, 급여 인상 등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개선안이 포함되지 않았다"며 "파업을 피하고 싶다면 협상 테이블에서 근본적인 해결책을 내놔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지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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