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트의 탄생·오는 날이 장날입니다
우리는 완벽주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예쁘고 날씬하고 완벽한 몸매를 가져야 하고, 동시에 똑똑하고 사교적이고 낙관적이어야 한다. 이처럼 완벽한 자아상은 '누구나 노력하면 원하는 모습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강박적이다 싶을 만큼 집요하게 보낸다.
하지만 사회가 규정한 완벽한 자아 모델은 매우 위험하다. 실제로 많은 이들이 불가능한 환상 속에서 고통받고 있다. 이런 강박은 우울증, 섭식장애 등을 불러오고 심할 경우 자살로 이어지기도 한다.
영국의 저널리스트이자 소설가인 저자는 자기를 혐오하고 끝내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결과까지 가져오는 완벽주의의 실체가 무엇인지 살핀다. 이를 위해 아리스토텔레스, 공자 등 역사 인물부터 스티브 잡스, 도널드 트럼프 등 현대 인물까지 다채롭게 소환해 인간의 표면 안에 있는 내면의 자아가 어떻게 작용하는지 살핀다.
책이 제시하는 결론은 의외로 단순하다. 낮은 자존감이든 심한 신경증이든, 그것은 고쳐야 할 게 아니라 그저 나만의 성격 특성 중 하나임을 받아들이자는 거다. 가끔은 스스로의 모습에 화가 나기도 하고 때론 타협하기도 하지만, 있는 그대로의 내가 되고자 하는 나를 공격하지 말고 수용하는 게 중요하단다. 저자는 '완벽하다'는 것이 환상임을 아는 것만으로도 깊은 위안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글항아리. 488쪽. 2만2천원.
▲ 히트의 탄생 = 유승재 지음.
샘표간장, 삼양라면, 칠성사이다, 우황청심원, 박카스, 삼천리자전거, 모나미 등등 오늘날 확고한 브랜드로 자리 잡은 한국의 대표 제품들은 어떤 역사를 가지고 있을까?
한 시대를 풍미한 대표 제품의 역사를 따라가면, 당시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고 사랑했으며, 제품이 실제로 어떻게 생활에 적용돼 쓰였는지 알 수 있다. 특히 근대화 과정을 거치며 탄생한 히트 상품과 브랜드에는 외세에 의한 굴욕적 개항, 제국주의 식민지배, 동족 간 전쟁 등 100여 년 동안 겪었던 부침의 순간들을 반영한 역사의 흔적이 남아 있다.
이 책은 1890년대부터 1970년대 사이에 탄생한 25가지 히트 제품과 브랜드를 차례로 소개한다. 그리고 제품이 등장한 시대적 배경은 물론 소비사회의 모습과 변화, 생존을 위한 기업들의 노력과 브랜드 마케팅 등을 들려준다. 불편한 살림살이를 편리하게 바꾼 '생필품 브랜드', 삶의 여유와 재미를 선사한 '주류와 제과 브랜드', 서민의 건강을 책임진 '의약 브랜드', 뛰어난 기술력으로 대한민국을 대표한 '하이테크 브랜드' 등 네 가지 테마를 다룬다.
위즈덤하우스. 388쪽. 1만7천원.
▲ 오는 날이 장날입니다 = 김진영 지음.
사람이 있는 곳에 음식이 있고, 음식이 있는 곳에 사람이 있다. 그 중심에는 우리네 먹거리 시장이 있다.
책은 지난 26년간 식재료 전문가의 길을 걸으며 한국의 먹거리를 연구하고 기획해온 저자가 계절을 따라 전라도, 경상도, 충청도, 강원도, 제주도 등을 돌며 만난 시장 이야기를 들려준다. 봄과 겨울에는 따뜻한 남쪽의 오일장, 여름과 가을에는 선선한 북쪽의 오일장에서 직접 경험한 시장의 맛을 담았다.
저자는 "지난 3년 동안 부지런히 시장을 돌아다니며 다양한 지역색만큼이나 시장의 분위기도 다양하다는 것을 느꼈다"며 "시대가 많이 변하고, 시장을 찾는 사람들도 많이 달라졌지만 여전히 가장 중요한 건 '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상상출판. 328쪽. 1만6천800원.
id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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