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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이슈 폭염에 전력 부족 위기

포스코 공장 멈추게 한 중국의 전력난… “장기화 되면 경기 둔화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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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전력난의 여파로 공장까지 멈춰서는 사례가 나오면서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이 2022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 때까지 이어질 것이란 전망과 함께 경기 둔화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포스코(POSCO(005490))의 중국 스테인리스(STS) 생산법인인 장가항포항불수강의 공장은 지난 17일부터 일부 가동을 중단했다. 장가항포항불수강 공장은 중국 장쑤(江苏)성 장자강시에 있는데, 장쑤성 정부가 철강과 시멘트, 유리 등 전력 사용량이 많은 산업군의 전력 공급을 제한한 탓이다. 장가항포항불수강은 전기로를 이용해 연간 100만톤 규모의 STS를 생산한다.

조선비즈

지난 27일 중국 동부 장쑤성 난징시의 석탄화력발전소 냉각탑에서 증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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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관계자는 “장가항포항불수강의 제강과 열연 공정은 가동을 중지했고 냉연 등 하공정 일부는 가동하고 있다”며 “10월부터 정상화할 것으로 보여 연간 생산량에는 큰 차질이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장쑤성에 우시시에 있는 SK하이닉스(000660)의 D램 반도체 공장이나 LG화학(051910)의 이차전지 양극재 공장 등은 조업이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전력난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현재 중국 우시시 양극재 생산라인은 정상 가동 중”이라며 “중국 내 전력 수급 상황이 안 좋아지고 있어 대응방안 마련을 위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쑤성을 비롯해 현재 중국의 31개 지방 성(省)·직할시·자치구 가운데 16곳이 전기 배급제를 실시하고 있다. 전력난의 원인은 복합적이다. 중국 정부는 탄소 감축을 위해 에너지제한 정책을 펴고 있다. 지방정부에 탄소 감축 목표량을 하달해 에너지 사용량이 늘어난 지역을 공개적으로 지적하기도 했다. 중국 정부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중국의 탄소중립을 알리는 장으로 활용할 계획이어서 이 같은 정책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더해 중국 전력 발전의 절반이 넘는 석탄 화력발전이 연료탄 가격 상승으로 운영에 차질을 빚고 있다. 중국이 호주와 무역분쟁을 벌이면서 호주산 석탄 수입을 금지한 여파다. 호주산 석탄은 중국이 사용하는 발전용 석탄의 50% 이상을 차지한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가 전력 수급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네이멍구(内蒙古)자치구 등 북부 지역 탄광 50여곳의 조업 재개를 지난달 허가했으나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중국 남부지역의 수력발전은 가뭄과 태풍의 영향으로, 동북부지역의 풍력발전은 바람이 불지 않아 전력 생산량이 떨어지기도 했다.

겨울철에는 난방 때문에 석탄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중국의 전력난이 한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중국의 경기가 다시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 중국 최대 투자은행인 중국국제금융공사(CICC)는 전력 공급난으로 3분기와 4분기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10~0.15%포인트 줄어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권오은 기자(ohe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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