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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등 꺼진 중국‥호주산 석탄 수입 금지에 부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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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허베이성의 화력발전소 [사진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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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심각한 전력 부족 현상으로 산업 시설 가동이 대거 중단되고 가정용 전기까지 끊어지는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전력 부족 문제가 최근 세계 시장의 주목을 받은 헝다 사태보다 오히려 중국 경제, 나아가 세계 경제에 더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최근 광둥성, 저장성 등 중국의 10여개 성에서 산업용 전기 제한 공급이 이뤄지면서 많은 공장의 가동이 전면 중단되거나 조업 시간이 크게 줄었습니다.

경제가 특히 발전한 동남부 연안 지역인 광둥성·저장성·장쑤성 3개 성만 해도 합쳐도 중국 전체 경제의 거의 3분의 1을 차지합니다.

중국 최대 경제 도시인 상하이에서도 국가전력망공사가 오늘부터 10월 3일까지 '특정 시기, 특정 지역'에서 정전을 한다고 공지했습니다.

전력 공급 제한 여파는 대형 제철소, 알루미늄 정련 공장에서 시작해 섬유, 식품 등 거의 전 업종으로 확대된 상태입니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도 전력 공급 부족으로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우리 외교 당국에 따르면 장쑤성의 포스코 스테인리스 공장의 가동이 전력 공급 문제로 중단된 상태로 10월 초 다시 정상 가동될 예정입니다.

중국의 동북3성 지역인 지린·랴오닝·헤이룽장성 일대에서는 최근 갑자기 가정용 전기가 끊어지고 도로의 가로등과 교통 신호등까지 꺼져 혼란스러운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주민들이 동요하는 가운데 지린성 당국은 오늘 오전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전력을 다해 석탄, 전력 공급을 보장해 민생과 경제 발전의 마지노선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다른 지역도 대규모 블랙아웃 방지를 위해 산업용 전기 외에 일반 전기 공급을 제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광둥성 에너지국과 광둥전력망공사는 26일 공동으로 3층 이하 엘리베이터 운행 제한, 실내 냉방 온도 26도 미만 유지 등을 포함한 전기 절약 캠페인을 벌이기 시작했습니다.

최근 전력난의 주된 원인으로는 심각한 석탄 공급난과 중국 당국의 강력한 탄소 배출 억제 정책이 거론됩니다.

세계적인 원자재 가격 급등 속에 화력발전용 석탄 가격이 오르면서 석탄 수급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또 중국이 외교 갈등을 빚고 있는 호주에 '경제 보복'을 가한다며 호주산 석탄 수입을 중단한 상태여서 석탄 부족 현상은 더욱 심각한 상태입니다.

일부 지역에선 전기 공급 능력 자체가 부족한 건 아니지만, 각 지방 정부가 할당받은 연중 탄소 배출 감축 목표를 지키기 위해 전기 공급을 줄이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블룸버그 통신은 "시진핑 주석이 내년 2월 동계올림픽 때 파란 하늘을 보장하고, 국제사회에 저탄소 경제를 진심으로 추진한다는 것을 보여주려 하고 있어 중국의 에너지 위기는 스스로 선택한 것이기도 하다"고 평가했습니다.

래리 후 매쿼리 중국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 통신에 "정책 결정자들은 탄소 배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성장이 느려지는 것을 기꺼이 감수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전력 부족 현상은 먼저 중국 경제 성장 둔화로 이어지고 나아가 세계 공급망에도 부담을 주게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됩니다.

중국 경제는 정부의 고강도 부양책에 힘입어 작년 하반기부터 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나 뚜렷이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최근 고강도 민영 기업 규제, 코로나19 재확산, 원자잿값 급등, 반도체 품귀 등의 여파 속에서 최근 중국 경기는 급속히 둔화 중이었습니다.

지난 1분기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기저효과에 힘입어 18.3%까지 올랐지만, 2분기에는 7.9%로 낮아졌고 3·4분기로 갈수록 경제성장률이 더욱 낮아질 전망입니다.

중국의 전력 공급 제한 여파가 전 세계 투자자들을 긴장시킨 헝다 사태보다 세계 경제에 끼칠 실질적 여파가 클 것이라는 우려도 나옵니다.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의 전력 경색이 헝다 사태를 넘어서는 다음의 경제 충격이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양효경 기자(snowdrop@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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