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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서 “기름 조만간 바닥” 소식에 주유소마다 사재기 ‘몸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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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럭 운전사 부족 심화로 유류 공급 차질

코로나19·브렉시트 여파로 업계 전반 주름살

정부 긴급 외국인 비자 발급, 경쟁법 유예 조처


한겨레

영국에서 기름이 부족하다는 소식이 퍼지면서 사재기가 극성을 부리는 가운데 26일(현지시각) 런던의 한 주유소 앞에서 사람들이 기름이 바닥나 움직이지 못하는 차를 밀고 있다. 런던/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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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가스 가격 폭등으로 에너지 위기가 심해지고 있는 영국에서 유류 파동까지 빚어지고 있다. 트럭 운전사 부족으로 기름이 부족하다는 보도가 나오자, 많은 사람이 기름 사재기에 나서면서 사태가 더욱 악화되는 상황이다.

이번 사태는 코로나19 대유행과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여파에 따른 인력 부족이 겹치면서 나타난 공급망 병목 현상으로 평가되면서, 외국 노동력 추가 허용을 둘러싼 정치권의 논란으로 번질 조짐이다.

영국 주요 정유사인 비피(BP)는 26일(현지시각) 전국에서 운영하고 있는 주유소 1200곳 가운데 30%에서 기름이 바닥났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이 회사는 “지난 이틀 동안 유류 수요가 급증하면서 전체 주유소의 30% 가량에서 주요 등급 유류가 바닥난 상태”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주요 정유업체인 로얄더치셸도 유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석유소매업자협회도 전국의 독립계 주유소 5500여개 가운데 3분의 2가 재고 부족에 시달리고 있으며, 나머지도 조만간 기름이 바닥날 상황이라고 <비비시>(BBC) 방송이 전했다. 사재기가 심각해지자, 슈퍼마켓 체인 아스다는 1인당 주유 한도를 30파운드(약 4만8천원)로 제한하기도 했다.

이번 유류 파동은 국제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하면서 에너지 위기가 심화되고 이 여파가 육류 가공업체에 대한 이산화탄소 공급 부족으로 번지는 등 업계 곳곳에서 공급 차질이 이어지는 가운데 발생했다고 <로이터>가 지적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영국 정부는 외국 트럭 운전사 5천명에게 성탄절 직전까지 유효한 임시 사증(비자)을 발급해주기로 했다. 또 기업들의 짬짜미를 막기 위한 법인 경쟁법 적용을 일시 유예해, 정유사들이 정보를 공유하고 유류 공급을 위해 협력하도록 했다.

크와시 크와르텡 기업·에너지·산업전략부 장관은 경쟁법 유예 조처가 “연료 생산자, 공급자, 운송업자, 소매업자가 공급 차질 최소화를 위해 건설적으로 일할 수 있게 해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로얄더치셸, 엑손모빌 등의 정유 업계 관계자들은 크와르텡 장관과 회동한 뒤 공동 성명을 내어 국가 전반의 연료 부족 사태는 없다고 강조했다.

업계 전반의 공급망 차질을 유발하고 있는 트럭 운전사 부족은 코로나19 대유행,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에 따른 인력 부족 등으로 날로 심해지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지적했다. 도로운송협회에 따르면,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운전사 훈련과 면허 시험까지 중단되면서 10만명의 화물 운전사가 부족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소비가 급증하는 연말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슈퍼마켓 업계만 1만5천여명의 운전사가 더 필요한 상황이라며 외국인 5천명에 대한 임시 사증 발급으로는 운전사 부족을 해결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키어 스타머 노동당 대표는 정부가 2016년 유럽연합 탈퇴 국민투표 이후부터 지금까지 노동력 부족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이런 사태가 벌어졌다며 외국 노동력에 대한 사증 발급 확대를 촉구했다. 일요 신문 <업저버>가 이날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68%도 이번 위기의 원인 중 하나로 유럽연합 탈퇴를 꼽았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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