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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아내 폭행 혐의’ 이정훈 강동구청장, 구민에 거짓해명 문자 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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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이정훈 강동구청장이 강동구민 등에게 23일 오후 1시 4분에 보낸 단체 문자 /독자 제공


아내 폭행 혐의로 검찰에 넘겨진 이정훈 서울 강동구청장(더불어민주당)이 유권자들에게 ‘허위 해명’이 담긴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단체 발송한 것으로 밝혀졌다.

23일 오후 1시 4분 다수 강동구민들이 휴대전화로 한통의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제목은 ‘구민 여러분! 강동구청장 이정훈’. 문자메시지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구민 여러분! 강동구청장 이정훈입니다. 제가 아내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렸다는 8월5일자 연합뉴스 최초 보도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는 언론중재위원회(언중위) 조정 결정이 10일 있었습니다. 현재 당시 기사는 조회가 되지 않음을 알려드립니다. 또한 제가 아내의 손을 비틀었다는 기사도 검찰에 제출된 5분 동영상을 통해 전혀 사실이 아님이 밝혀졌습니다. 제가 아내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린 적도 없고 손목을 비튼 적도 없다는 사실이 밝혀졌지만 언론의 일방적 보도로 큰 상처를 입었습니다. 그 동안 가정 내부에서 발생한 소란한 일로 심려를 끼쳐드려 구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용서를 구합니다”

연합뉴스는 지난달 5일 ‘이정훈 강동구청장, 아내 폭행 혐의로 경찰 입건’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냈는데, 이 기사를 언중위가 사실이 아니라고 결정했고, 그 기사가 조회도 되지 않는다는 게 이 구청장 문자메시지의 요지였다. 당시 연합 기사는 “이 구청장이 서울 송파구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아내의 행동을 제지하려다 손목을 잡아 비트는 등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이 구청장은 지난해에도 서울 강동구의 한 아파트 앞 공원에서 아내와 대화하던 중 아내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려 다치게 한 혐의도 받고 있다”는 내용을 담았다.

하지만 이 구청장이 보낸 문자 메시지는 사실과는 큰 차이가 있었다.

우선 이 구청장 설명과 달리, ‘당시 기사’는 23일에도 여전히 구글과 연합뉴스 홈페이지에서 조회가 됐다. 다만 기사는 딱 한 대목이 바뀌어 있었다. 이 구청장의 혐의에 대해 ‘아내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려 다치게 한 혐의’라고 보도했다가, 이를 ‘아내 머리를 폭행해 다치게 한 혐의’로 바꾼 것이다. 게다가 해당 연합뉴스 기사를 뒤따라 쓴 다른 언론사 기사들도 온라인에서는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조선닷컴은 23일 이 구청장에게 연락해 ‘연합 기사가 여전히 온라인에서 확인이 가능한데 조회가 되지 않는다고 쓴 이유가 뭐냐’고 물었다. 이 구청장은 “네이버에서 조회되지 않는다는 뜻”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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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구청행사에 참석한 이정훈 강동구청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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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네이버에서만은 이 구청장 기사뿐만 아니라 ‘모든 연합뉴스 기사’가 검색되지 않는다. 이 구청장 사건과는 무관하게, 연합뉴스가 뉴스 포털 전송 기준을 어겨서 모든 기사가 노출이 불허되는 벌칙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것을 마치 이 구청장 기사가 오보여서 내린 것처럼 읽히도록 쓴 것이다. 이 점을 지적하자 이 구청장은 “착오가 있었다”고 했다.

문자에서 이 구청장은 “제가 아내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린 적도 없고 손목을 비튼 적도 없다는 사실이 밝혀졌지만 언론의 일방적 보도로 큰 상처를 입었다”고 했다. 조선닷컴은 ‘그럼 검찰엔 왜 넘겨진 거냐’고 하자, 이 구청장은 “머리를 때린 것이 아니라 귀 위 머리 부분에 제 손이 닿아 폭행으로 표기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 폭행이 아니란 거냐’고 하자, 그는 “그 부분은 검찰 수사 중”이라며 “주먹으로 얼굴을 때린 것과 실랑이 하다 손이 머리에 닿은 것과는 다르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허위 사실까지 포함된 자신의 ‘주장’을 마치 수사기관이나 재판부의 공적(公的) 판단인 것처럼 포장해 유권자들에게 단체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구청이 관리하는 구민 개인정보를 개인 해명에 활용했다면 법 위반이다. 이에 대에 이 구청장은 “오랜 기간 동안 제가 알고 있는 분들에게 보냈다. 선거 때 지인이 소개해 준 분들도 포함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방선거 선거 뒤에 강동구로 전입한 구민 가운데도 이 구청장 문자메시지를 받은 사람이 있었다. 이에 대해 그는 “(문자 수신 대상에) 내가 잘 모르는 분들도 많다. 원치 않는 문자를 보내드려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 구청장은 문자메시지 발송 비용은 외부업체에서 사비로 처리했다며 해당 계좌내역을 공개했다. 거기엔 문자메시지 발송 당일 P사로 이 구청장이 계좌에서 175만 원을 이체한 것으로 적혔다.

[최훈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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