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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5 (수)

민노총, SPC 빵 배송 이어 원료 공장까지 틀어막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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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파리바게뜨 빵의 90%에 밀가루 공급하는 세종공장 봉쇄… 경찰은 강제해산 조치 안해

민노총 화물연대 소속 조합원 100여 명이 23일 세종시의 SPC삼립 세종 공장에서 불법 집회를 열었다. 이 공장은 전국 파리바게뜨 공장에서 판매하는 빵의 원료인 밀가루를 생산해 공급하는 곳이다. 파리바게뜨 빵 90%가 이 공장에서 생산하는 밀가루를 원료로 쓴다. 앞서 노조원들은 전국 파리바게뜨 매장에 대한 빵과 재료 운송을 거부한 데 이어, 이날은 제빵 원료인 밀가루 생산 공장 앞에서 화물 차량 진·출입을 막았다. 화물연대는 당초 이곳에서 1000여 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집회를 계획했다. 하지만 경찰 저지로 무산되자 공장에 있던 100여 명을 제외한 300여 명은 SPC 청주 공장으로 집결지를 옮겨 불법 집회를 했다.

조선일보

23일 오후 세종시 금남면 SPC삼립 세종공장 앞에서 코로나 방역 규칙을 위반하며 불법 집회를 연 민노총 화물연대 노조원 100여 명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회적 거리 두기 3단계를 적용하는 세종시에서는 집회와 행사 참가는 49명까지만 가능하다. 노조원들은 전국 파리바게뜨 매장에 대한 빵과 재료 운송을 거부한 데 이어, 이날은 제빵 원료인 밀가루를 생산하는 공장 앞에서 화물차량 진출입을 막았다. /신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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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노총 화물연대는 이날 오후 2시쯤 세종시 금남면 SPC삼립 세종 공장 정문 앞에서 불법 집회를 강행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 3단계인 세종시에서는 49인 이하 집회만 열 수 있지만, 노조원 100여 명은 공장 정문 앞 도로를 점거하고 “노조 파괴 규탄, 부당 해고 철회” “노동 조건 개선”을 요구했다.

경찰과 세종시는 이날 집회에 전국 화물연대 소속 노조원 700~1000여 명이 모일 것으로 예상했다. 세종시는 코로나 확산을 우려해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내렸다. 경찰은 기동대 20개 중대, 1300명을 투입해 공장으로 이어지는 도로 18곳에 검문소를 설치하고 집회에 합류하려는 화물연대 차량의 통행을 막았다. 하지만 경찰은 이미 공장 앞에 모여 있던 노조원들의 집회는 막지 못했다.

SPC삼립 세종 공장은 하루 800~1000t가량의 밀가루를 공급하는데, 지난 17일부터 화물연대 노조원들이 공장 출입을 틀어막으면서 공급량이 100~150t으로 줄어든 상태다. 정문 앞에 천막을 치고 화물 차량 출입을 일일이 통제하는 노조원 때문에 하루 80여 대에 달하던 운송 트럭이 최근에는 10대 이하로 급감했다. 이날 오전에도 노조원들이 밀가루를 운송하려던 화물 차량 7대를 막아서다 경찰과 충돌했다. 공장 관계자는 “전국 각지의 빵 제조 공장에 밀가루 저장소가 있어서 며칠간은 큰 문제가 없지만, 사태가 장기화하면 빵 생산 중단이라는 심각한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우리 공장은 화물연대와 상관없는 운송 업체를 쓰고 있는데, 피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화물연대는 이달 초부터 불법행위를 계속하고 있다. 지난 15일에는 경기 평택 SPC 물류센터에서 샌드위치를 싣고 충북 청원군 파리바게뜨 물류센터로 가던 화물차를 민노총 노조원들이 막아선 뒤 화물차 기사를 집단 폭행하기도 했다. 지난 17일 전남 함평군 무안광주고속도로 함평나비휴게소에서는 파리바게뜨 빵을 운송하던 화물차의 연료 공급선을 누군가 고의로 자른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파업 중인 민노총 노조원의 소행으로 보고, 이날 용의자 3명에 대해 출석 요구서를 보냈다.

경찰은 23일 세종 공장에서 밀가루 운반 화물 차량을 막아서던 화물연대 간부 1명을 현장에서 체포했다. 하지만 방역 수칙을 위반하며 100여 명이 모인 이날 집회를 적극적으로 해산시키지는 않았다. 이외에도 현대제철 당진공장에서는 민노총 소속 비정규직 조합원들이 공장 통제센터를 한 달가량 불법 점거하고 있고, 대규모 불법 집회도 이어지고 있지만 경찰은 이를 방치하고 있다.

이날 대전지법은 파리바게뜨 상품을 운반하던 화물차 운행을 방해한 혐의를 받는 화물연대 노조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SPC 사업장을 상대로 한 화물연대 운송 거부 파업과 관련한 첫 구속이다.

[세종·청주=김석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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