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 음악을 말하다·허기의 쓸모·
서울대 교수진의 강의를 엄선한 '서가명강'(서울대 가지 않아도 들을 수 있는 명강의) 시리즈의 열아홉 번째 책.
서울대 작곡과 교수인 저자는 음악이 주는 감동에 대한 철학적 사유와 소리의 아름다움을 고찰하며 음악의 미적 영역에 대해 탐구한다.
"음악의 선율과 리듬이 인간의 감정적 성격을 모방할 수 있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아리스토텔레스의 모방이론부터 "진리의 구현은 음악을 통해서 가능하다"고 설파한 아도르노의 미학 이론까지, 서양 철학자들이 언급한 음악의 철학적 면모를 조명한다.
또한 드뷔시, 비탈리, 모차르트의 곡을 통해 모방 미학과 감정미학, 음악의 시간성을 살피고, 말러와 슈트라우스, 쇤베르크의 곡들과 함께 그 속에 담긴 쇼펜하우어, 니체의 음악 철학도 심도 있게 다룬다.
아울러 BTS와 이날치 등 대중음악이 사회를 어떻게 반영했는지를 조명하는 한편, 인공지능(AI) 작곡가의 곡을 통해 음악이 어디까지 진보했는지 살펴본다.
21세기북스. 316쪽. 1만7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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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쇼, 음악을 말하다 = 조지 버나드 쇼 지음. 이석호 옮김.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저자의 음악 비평은 섬세하게 연주자의 연주를 평가하거나 칭찬하는 비평과는 거리가 멀다. 마구잡이로 소리를 키우는 오르가니스트의 연주를 보고, 그의 "급사(急死)를 간절히 바란다"라거나 "지옥은 아마추어 음악가들로 가득한 곳"이라고 말하는 그의 비평은 독하기 그지없다.
요컨대 그는 "양심적인 평론가라면 예술가의 죄과에 상응하는 박해를 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요즘 나오는 칭찬 일변도의, 이른바 '주례사 비평'과는 거리가 먼 비평이다. 음악 해석에 대한 자신감의 발로이겠지만, 객관성을 어느 정도 담보해야 하는 비평 분야에서 자신의 주관이 지나치게 강하다는 비판도 있을 수 있을 것 같다.
저자가 1880년대 후반부터 1890년대 초반까지 약 6년간 신문과 잡지 비평란에 기고한 2천700여 쪽에 달하는 방대한 음악 평론 가운데, 흥미로운 글들을 모았다. 주로, 모차르트, 바그너, 베를리오즈, 베르디의 작품과 오페라에 대한 분석이 많다.
포노. 348쪽. 1만9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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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기의 쓸모 = 서지현 지음.
교단에서 내려와 주방에 선 지 10년째인 저자가 두 아이의 엄마로 살며 음식을 만드는 이야기를 풀어낸 에세이다. 좋은 식사는 곧 그 사람이 살아갈 힘의 원천이라고 믿는 저자는 철마다 나는 귀한 음식 재료를 어떻게 조리할지 고민하고, 함께 음식을 나눠 먹는 이들과의 시간을 소중히 여긴다.
저자는 어린 시절부터 현재까지 느낀 허기와 그때마다 허기를 채워준 음식들을 둘러싼 에피소드를 소개한다. 또 집밥을 꾸준히 잘 먹기 위해 이웃들과 반찬 품앗이를 하기도 하고, 제철 재료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다양한 음식을 식탁에 올리는 등 이야기도 전한다.
허들링북스. 224쪽. 1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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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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