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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LG·SK 공격적 투자에 고민 깊어지는 삼성S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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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 연내 美 투자 결정

미국 내 배터리 공장 있어야 세금·수주 등 유리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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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황윤주 기자] 미국 투자를 검토 중인 삼성SDI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이미 미국 완성차 1, 2위 기업과 배터리 합작사를 설립한 것과 달리 아직 구체적인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어서다. 내부에서도 연내 미국 투자를 결정하지 못하면 경쟁사에 밀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이르면 11월, 늦어도 올해 미국 투자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미국 투자가 늦어지면 글로벌 배터리 시장 점유율 경쟁뿐 아니라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이노베이션으로 이어지는 국내 순위에서도 밀려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어서다.

배터리업계는 사실상 한국과 중국 기업이 경쟁하고 있다. 파나소닉을 제외하면 점유율 상위 10곳 모두 한국 또는 중국 기업이다. 중국 기업들이 배터리 점유율을 끌어올린 이유는 중국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에 우선적으로 보조금과 세제 혜택을 몰아준 덕분이다.

바이든 정부가 출범하면서 국내 배터리 기업들에 기회가 생겼다. 친환경 정책과 '바이 아메리칸(Buy American·미국 제품 구매)' 기조로 미국에서 생산한 배터리와 전기차에 세금 혜택이 늘고 있어서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각각 GM, 포드와 배터리 합작사 설립에 나선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반면 미중 갈등으로 중국계 배터리 기업의 미국 투자는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게다가 완성차 기업들이 2025년부터 전기차 생산 비중을 높이겠다는 전략을 밝히면서 배터리 수요 급증 시기도 예상보다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늦어도 내년에 공장 착공에 돌입해야 차질 없는 배터리 공급이 가능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미국 배터리 공장 설립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삼성SDI를 바라보는 시선에 우려가 담긴 것은 이와 같은 사정 때문이다.

업계는 자연스럽에 미국 3위 규모의 스텔란티스그룹 전기차 사업을 주목하고 있다. 스텔란티스그룹 역시 전기차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GM, 포드와 마찬가지로 배터리 합작사를 설립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삼성SDI와 배터리 합작사를 논의 중이라는 관측이 나오지만 결정이 늦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과의 합작 가능성도 언급된다.

삼성SDI 관계자는 "결정은 신중하지만, 확정되면 투자는 빠르고 확실하게 하는 것이 삼성"이라며 "미국 투자가 올해를 넘기면 어렵다는 공감대가 있으므로 조만간 투자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윤주 기자 h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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