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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바이든, 첫 유엔연설서 ‘동맹’ 8번 언급... 中 견제 위한 협력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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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규모 다자외교 무대 유엔총회서 취임 후 첫 연설

조선일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 시각) 뉴욕에서 취임 후 첫 유엔총회 연설을 하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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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1일(현지 시각) 취임 후 첫 유엔총회 연설에서 중국 견제를 위한 동맹 간의 협력을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중국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중국이 속한 인도·태평양 지역을 미국의 최우선 과제로 지목하며 이를 위해 동맹들과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30여 분간의 연설에서 ‘동맹’이란 단어는 여덟 차례 언급됐다. 미국 CNN방송은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 등에 맞서기 위해 군사력보다는 외교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구상을 구체적으로 밝혔다”고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설에서 “아프가니스탄에서의 20년 갈등을 끝냈다”면서 “우리는 끈질긴 전쟁의 시대를 마무리하면서 끈질긴 외교의 새 시대를 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초점을 인도·태평양 같은 지역으로 옮기고 있다”면서 “유엔과 같은 다자기구를 통해 동맹, 파트너들과 함께하겠다”고 했다. 인도·태평양은 미국이 대(對)중국 포위망을 거론할 때 사용하는 표현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의 안보와 번영, 자유는 그 어느 때보다 상호 연결돼 있다”면서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 자신의 미래를 위해 파트너와 협력해야 한다”며 “그 어느 때보다 함께 일해야 할 때”라고 했다. 이어 중국, 러시아 등을 겨냥해 “우리는 동맹과 우방을 옹호하고, 약자를 지배하려는 강대국의 시도에 반대할 것”이라며 “세계의 권위주의가 민주주의 시대 종말을 선포하려 하지만 그것은 틀렸다”고 했다.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의 인권 문제도 언급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인종이나 민족, 종교적 소수자를 표적으로 삼고 억압하는 일이 발생했을 땐 이를 지적하고 규탄해야 한다”면서 “신장이나 에티오피아 북부 혹은 세계 어느 곳에 발생하든지 그렇다”라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필요할 경우 무력을 동원해 미국과 동맹을 계속 방어할 것이라면서도 미국의 핵심적 국가이익 수호가 목적이라는 걸 분명히 했다. 그는 “미국의 군사력은 첫 번째가 아니라 마지막 수단이어야 하며 전 세계 모든 문제에 대한 해법으로 사용돼선 안 된다”고 했다. 각지의 분쟁과 갈등 해결에 미국 군사력이 동원되는 일이 크게 줄어들 것이란 의미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우리는 신냉전이나 경직된 구역으로 나뉜 세계를 추구하진 않는다”며 “미국은 일부 분야에서 이해관계가 다르다고 해도 공동 과제의 평화적 해결을 추구하는 그 어떤 나라와도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은 같은 날 화상으로 진행한 유엔 총회 연설에서 “소그룹과 제로섬 게임을 지양해야 한다”며 “진정한 다자주의를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쿼드(Quad·미국, 일본, 호주, 인도의 4국 안보 협의체) 격상에 이어 오커스(AUKUS·미국, 호주, 영국의 안보 파트너십)를 설립하며 중국 견제에 나선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를 우회적으로 비판하며 중국 압박을 멈추라고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 주석은 “평화롭고 발전된 세계는 여러 형태의 문명을 포용해야 한다”며 “한 나라의 성공이 다른 한 나라의 필연적인 실패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벌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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