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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9 (목)

피로 물든 페로제도, 돌고래 1428마리 '떼죽음'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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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평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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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래들이 최근 덴마크령 페로 제도에서 학살당했다./사진제공=해양 환경보호 단체 ‘씨 셰퍼드(Sea Shepherd)’ SNS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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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서양 북부 페로 제도에서 돌고래 1400여마리가 학살당했다. 바다는 피로 물들었다. '그라인드'라는 대규모 고래사냥 전통 때문이다.

20일 영국 공영방송 BBC에 따르면 해양 환경보호 단체 '씨 셰퍼드(Sea Shepherd)'는 지난 12일 페로 제도(덴마크령)에서 돌고래 1428마리가 사냥당했다고 최근 밝혔다. 단체가 제공한 사진에는 돌고래의 피로 해안가가 붉게 물든 모습이 담겨 있다.

페로제도에는 700년 넘게 지속된 사냥 전통이 있다. '그라인드'라고 불리는 대규모 고래사냥 전통이다. 선박들이 돌고래 무리를 해안가로 몰고 가면, 사냥꾼이 특수 제작된 칼로 돌고래의 척추를 자른다.

돌고래라는 식량을 확보는 동시에 공동체 의식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매년 평균 들쇠고래 600마리, 대서양낫돌고래 수십마리가 포획된다. 올해에는 단 하루만에 1년 평균치의 2배 가까운 고래가 사냥된 것이다.

이번 대량학살을 두고 현지 주민들도 충격에 빠진 것으로 전해진다. 페로제도의 한 지역 방송은 "페로 사람이라는 사실이 부끄럽다"며 "너무나 끔찍한 학살이었다"고 보도했다.

페로 제도 포경협회 관계자는 "돌고래 무리를 처음 찾았을 때 200마리 정도로 예상했다"며 "이번 사태는 큰 실수"라고 밝혔다. 이어 "많은 사람이 이번 일로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포경협회는 이번 학살이 페로제도 정부가 승인한 합법적 사냥이라고 주장했다.

해양 환경보호 단체 '씨 셰퍼드'는 사냥이 이뤄진 지역의 그라인드 감독관이 이번 사냥에 대해 통보받은 것이 없다고 설명한다. 참가자 대부분이 관련 자격을 갖추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그라인드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돌고래가 고통을 느끼지 않도록 빠르게 죽이는 훈련을 받아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평화 기자 peac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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