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우리 정자'…내륙 지방에 많고 85%는 온돌 설치
경주 귀래정 |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한국 건축을 연구하는 단체 '목심회'(木心會)가 경상도에 남은 옛 정자 193동을 답사한 뒤 상세히 소개한 책 '우리 정자, 경상도'를 펴냈다.
기존에 출간된 정자 관련 서적 상당수가 정자를 만든 사람과 사상, 정자에 걸린 글씨 등 인문학적 주제로 접근했다면, 이 책은 건축에 초점을 맞췄다.
정자 주변 환경을 그린 지도와 건물 배치도, 풍부한 사진을 실은 점이 특색이다. 글은 위치, 건축 시기, 문화재 지정 현황 등 간략한 정보와 그다지 길지 않은 설명문이 전부다. 지도와 사진이 글보다 분량이 많다.
책에 실린 정자는 조선시대에 설립된 문화재가 다수이나, 밀양 혜남정이나 고령 벽송정처럼 일제강점기에 완공된 건물도 적지 않다.
목심회는 서문에서 "한국 정자는 선가(仙家)의 차 문화와 함께 시작된 것으로 보지만, 남은 기록과 실물은 없다"며 "조선시대에 민간까지 널리 확대됐고, 당시 약 2천500개의 정자가 건립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가 정자는 서원과 함께 세력 규합의 장소였고, 독서를 비롯해 학문, 경치 감상, 은거, 수양 목적으로도 쓰였다"며" 정자는 번잡한 마을에서 벗어나 한적하고 경치 좋은 곳에 세우는 것이 일반적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목심회가 경상도 옛 정자에서 찾은 특징은 무엇일까.
지역 분포를 보면 내륙에 많고, 바다에 면한 지자체에는 정자가 거의 없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또 정자를 세운 주체는 대부분 관(官)이 아니라 개인이나 문중이었고, 설립 목적은 존경하는 스승 추모가 54동으로 가장 많았다.
평면 구조는 직사각형이 148동으로 77%를 차지한다. 정사각형은 17동, ㄱ자형은 15동으로 각각 10%가 되지 않았다.
또 정자의 85%에는 온돌이 설치됐는데, 온돌이 있는 정자의 비율은 산악 지형이 많은 경상북도가 경상남도보다 높았다.
목심회는 2015년 두 권으로 이뤄진 '우리 옛집'을 발간했는데, '우리 정자'도 경상도를 제외한 지역을 다룬 책 한 권을 별도로 출판할 계획이다.
집. 944쪽. 4만2천 원.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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