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1. ‘더 쪄야 한다’며 고봉밥 주는 할머니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됐지만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며 올 추석은 기존에 비해 가족 모임을 계획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정부는 접종 완료자 4명을 포함, 8인까지 가정 내 직계가족 모임을 허용했다.
오랜만에 가족·친척 식구들을 만나 안부를 주고받다보면 자연스럽게 체형 이야기로 화제가 옮겨가기 마련. 특히 손주 사랑이 넘치는 할머니는 ‘살이 더 쪄야 하는데 걱정’이라며 고봉밥과 명절음식을 끊임없이 가져다준다.
할머니의 정성을 외면하기 어렵고, 그렇다고 적정량 이상 먹기가 부담스러운 상황. 이럴 경우 약간의 ‘눈속임’을 활용하는 게 방법이 될 수 있다. 채규희 대표원장이 추천하는 것은 바로 ‘수저를 내려놓지 않는 것’과 ‘오래 씹기’다. ‘왜 이렇게 안 먹니’라는 부담스러운 질문을 피할 수 있다.
우선, 수저를 내려놓지 않는다는 것은 끊임없이 무엇을 먹으라는 의미가 아니다. 친척들과 함께 음식을 먹을 때 수저를 들고 내려놓지 않음으로써 마치 지속적으로 먹고 있는 듯한 인상을 주는 게 목표다. 또 ‘오래 씹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 역시 음식을 계속 먹는 것처럼 보이도록 한다. 이뿐 아니다. 음식을 꼭꼭 오래 씹는 것은 다이어트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채 원장은 “음식을 씹고 소화시키는 과정은 에너지를 흡수할 뿐 아니라 소모하는데, 이를 ‘식사에 의한 열 발생’이라고 한다”며 “이렇다보니 오래 씹을수록 자연스럽게 쓰이는 칼로리도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당장의 칼로리 소모뿐 아니라 포만감을 일으켜 식사량을 줄이는 데에도 일조한다. 채 대표원장은 “포만감은 위가 아닌 뇌에서 나타난다”며 “많이 씹을수록 뇌 속 세로토닌 분비가 활발해지면서 포만감이 빨리 나타나 자연스럽게 식사량이 줄어든다”고 했다.
◇상황2. ‘심심 타파’ 사촌동생·조카 놀아주며 활동량 ‘업’
명절 기간 늘어난 식욕을 관리하는 좋은 방법 중 하나는 ‘심심할 틈’을 만들지 않는 것이다. 누워서 스마트폰이나 TV를 보며 빈둥대다보면 자꾸 음식 생각이 날 수밖에 없다. .
이같은 사실을 뒷받침하는 연구결과도 있다. 미국 매사추세츠대학·미주리대학 연구팀은 적정 체중의 젊은 남녀를 두 그룹으로 나눠 활동량과 식욕의 상관관계를 살폈다. 12시간 동안 한 그룹은 걷고 집안일을 했고, 다른 그룹은 비디오를 보거나 컴퓨터를 사용했다. 그 결과, 가만히 앉아서 지낸 사람들이 활동적인 사람들보다 식욕이 17%나 더 강하게 나타났고, 포만감도 덜 느꼈다.
채 원장은 “활동량이 줄면 식욕을 다스리는 인슐린·렙틴 등 호르몬 분비도 저하돼 식욕을 촉진하는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명절에도 무조건 누워서 보내기보다 적당한 수준의 활동량을 유지하고 규칙적인 활동에 나서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이럴 경우 ‘좋은 사촌 언니·오빠, 이모·삼촌’으로 변신해 어린 조카와 사촌동생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게 한 방법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우려되는 만큼 넓은 야외 공원 등을 찾는 게 권고된다. 찍찍이 캐치볼, 배드민턴 등 구기활동이나 주변에서 쉽게 빌릴 수 있는 자전거·킥보드 등을 즐겨보자. 가벼운 뒷산 등산도 좋다. 몸을 지속적으로 움직여줘야 식욕도 사라진다. 손소독제·물티슈 등 위생용품도 꼼꼼히 챙겨 개인 방역도 철저히 지키자.
◇상황3. 칼로리 높고 포만감 적은 ‘가성비 떨어지는 음식’ 피하기
가족들이 모인 추석 명절, 혼자만 칼같이 식단을 유지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채 대표원장은 명절음식을 먹되 아침, 점심, 저녁 딱 정해진 세끼만 먹는 것을 목표로 삼는 게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그는 “핵심은 지나다니며 하나둘 쏙쏙 먹는 주전부리를 피하는 것”이라며 “전을 부치다가 하나, 입이 심심해서 눈앞에 보이는 음식을 하나하나 먹다보면 칼로리 과잉 섭취로 이어지는 지름길”이라고 했다.
채 원장은 “세끼만 챙겨먹되 간식·지나다니며 먹는 음식·야식을 주의하면 체중변동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명절 음식을 마음껏, 양껏 섭취해도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칼로리보다 ‘포만감’ 면에서 뛰어난 음식 위주로 고르는 게 유리하다.
갈비찜, 육전·동태전, 산적꼬치, 동그랑땡, 송편, 잡채, 식혜 등은 열량은 비슷하다. 하지만 영양성분과 포만감 면에서는 차이가 난다.
채 원장은 “탄수화물이 주를 이루는 송편, 잡채, 식혜 등은 열량은 높지만 포만감은 떨어진다”며 “반면 단위 무게 당 열량은 높아도 단백질 함량이 높고, 포만감이 큰 고기나 전류는 식사 시 적정량 섭취하면 체중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다이어터라면 추석 직후 ‘관리 모드’로 돌아와야 ‘후폭풍’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한다. 명절 기간 평소보다 많은 탄수화물을 섭취하며 쌓인 글리코겐을 제거하기 위해서다. 이는 지방은 아니지만 체중을 늘리는 원인이 되며, 2주 이상 방치할 경우 체지방으로 쌓일 우려가 있다. 채 대표원장은 “글리코겐은 가벼운 저녁식사와 30분 안팎의 중등도 유산소운동만으로도 개선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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