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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책에서 세상의 지혜를

[신간] 베테랑 한은맨이 풀어놓은 돈과 은행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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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현진 지음 <금융 오디세이>
한국일보

메디치미디어 펴냄·424쪽·1만8,000원


역사가 시작된 이후로 모든 경제 활동 중심에는 ‘돈’이 있었다. 은행은 어디서 왜 생겨나고, 중앙은행은 어떻게 해서 돈을 발행하게 됐을까? 36년째 한국은행에서 근무해온 저자는 최근 출간한 '금융 오딧세이' 개정증보판(메디치미디어)에서 돈과 은행의 본질에 대해 이야기한다. 특히 돈, 은행, 중앙은행처럼 현대 경제의 주요 개념을 경제학 교과서를 넘어 철학, 역사 등 인류문명사를 통해 들여다본다.

책은 한국, 유럽, 미국의 금융사를 사건과 사람을 중심으로 빠르게 훑어나간다. 돈의 역사는 곧 돈을 둘러싼 사건과 사람들의 설화다. 사람들은 종교에 헌금하고, 교회는 헌금을 예금하고 면죄부를 팔았으며 그 돈으로 사람들을 움직였다. 돈이 무엇이냐는 질문은 아직 논쟁이 진행 중이다. 서양은 경제적 가치를 표현하는 '물건'으로 보는 반면 동양은 가격을 표현하기 위해 사회구성원이 정한 '약속'으로 본다.

은행은 어떻게 탄생한 걸까? 은행업의 원조는 고대 대금업자들이었다. 중세의 징세도급인과 상인을 거치며 오늘날과 가까운 모습으로 다듬어졌고, 이자 수취를 금지하는 기독교 교리를 교묘하게 피하며 근대 은행업으로 이어졌다. 중앙은행은 1587년 베니스에서 지급결제만을 전문으로 하는 최초의 공공은행이 세워지면서 처음 등장했다.

저자는 돈과 금융시스템은 흔히 경제학에서 말하는 물질, 교환, 자유시장, 균형이 아닌 종교, 정신, 규제, 위기 등 우연과 필연이 교차하면서 발전해왔다고 말한다. 그래서 금융을 이해하려면, 그 배경이 되는 인간과 사회를 둘러싼 역사와 철학을 이해하는 것이 필수임을 강조한다.

‘숫자 없는 경제학’ ‘중앙은행 별곡’ ‘법으로 본 한국은행’ 등을 펴낸 베테랑 금융에세이스트인 저자는 다소 딱딱한 주제를 다양한 사례와 인물을 통해 흥미롭게 풀어냈다.

송은미 기자 mys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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