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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최악의 위기 맞은 자영업

'대출연장·이자유예'는 미봉책..."힘들다는 말도 하기 싫다" 격앙된 자영업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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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지영호 기자, 이재윤 기자, 구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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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성동훈 기자 = 코로나19 이후 일평균 1000여개 매장이 폐업했다.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는 지난 14일 기자회견에서 “지난 1년 6개월 동안 자영업자들은 66조가 넘는 빚을 떠안아 이같은 결과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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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자영업자의 대출상환을 늦추기로 결정했지만 코로나19(COVID-19) 유행으로 매출이 급감한 자영업자들은 단기처방이 아닌 실질적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자영업자 규제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자영업자를 사지로 몰아넣고 있다는 반응이다.

16일 머니투데이가 수도권 자영업자들을 만나 정부의 가계대출 만기연장 조치에 대한 의견을 취합한 결과 상당수 자영업자들은 근본적인 대책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서울 노원구에서 40년째 안경점을 운영해온 A씨는 "힘들다는 얘기는 뻔해서 별로 하고 싶지 않다"면서도 "정부에서 단기적인 방안 대신 실질적인 대책을 내놔야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정부는 이달말 종료 예정인 중소기업·소상공인 만기 연장, 상환 유예 조치를 내년 3월까지 6개월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그동안 중소기업계를 포함한 소상공인 단체들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상공인들의 경영회복을 위해 대출만기와 이자연장을 요구해왔다. 하지만 현장에선 최근 연이은 자영업자의 극단적 선택이 이어지자 정부의 이같은 결정에도 불구하고 냉소적인 반응이 주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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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경영난을 겪다 극단적 선택을 자영업자가 운영하던 서울 마포 맥줏집에 추모객들이 다녀갔다./사진=박미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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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에서 50석 규모 중식당을 운영하는 B씨는 "영업은 못하게 하고 대출만 늘려주고 있는 상황이다보니 영업환경은 계속해서 악화되고 있다"며 "주변에선 보통 3000만~5000만원, 많게는 1억원 정도 돈을 빌려서 근근히 버티고 있지만 언제까지 이 일을 할 수 있을지는 감당이 안된다"고 말했다.

정부의 금융지원책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는 여전히 금융문턱이 높다는 지적도 나왔다. 서울 노원구에서 33㎡ 미만의 카페를 운영하는 C씨는 "가게 운영이 어려워 돈을 빌리려 알아봤지만 갚아야 하는 기간이 너무 짧아 부담스러워 포기했다"며 "자영업자들의 극단적 선택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다만 재난지원금에 비해 금융지원 정책이 보다 피부에 와닿는다는 의견도 있었다. 20년 넘게 자동차 부품을 공급한 도금업체 대표 윤모씨는 "매월 이자갚느라고 일하는 것 같다"면서도 "대출만기까진 기간이 좀 남긴했지만 이자부담이 그나마 줄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어 "재난지원금 같은 거 보단 훨씬 효과적이고 직접적으로 경영에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경영위기가 자영업자의 문제로 초래된 상황이 아닌만큼 정부는 자영업자가 재기할 수 있도록 대출상환의 디딤돌 역할도 마련해 줄 것을 당부하는 의견도 있었다.

경기도 고양시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D씨는 "이자갚는 것만 미뤄준다고 하면 급한 불은 꺼질 듯 하다"면서도 "최대한 버티고 있는데 다시 경기가 살아날 수 있을 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환유예 기간이 끝나면 상환부담이 커지게 될까 걱정이다"며 "자영업자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의 대출회수 계획을 만들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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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사진 가운데)와 김기홍 자영업자비대위원장(사진 왼쪽 두번째)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소상공인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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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소상공인 단체 역시 정부의 대출만기 연장과 이자상환 유예 결정에 대해 "시의적절한 조치"라고 환영하면서도 이들의 경영부담을 최소화하는 조치들이 함께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정부의 이번 추가연장이 일선 창구에서도 이행 조치가 잘 이뤄지도록 현장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며 "부담을 최소화하는 정상화방안 마련과 연착륙 지원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소상공인연합회도 "대출 만기를 앞두고 일시상환을 걱정해야 했던 대출자들과 이자 갚을 여력도 소진된 소상공인들에게 이번 조치는 한숨을 돌릴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면서도 "정책자금 대출을 더 늘리고, 소외된 기존 대출자, 저신용자들도 정책자금의 수혜를 받을 수 있도록 금융위원회가 후속 대책을 더욱 실효적으로 마련해 달라"고 강조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상담 전화 ☎1393, 정신건강상담 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지영호 기자 tellme@mt.co.kr, 이재윤 기자 mton@mt.co.kr, 구단비 기자 kdb@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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