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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카카오T, 추가 대책 내놨지만···카카오 상생안, 업계 반응은 '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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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경향신문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일었던 카카오가 상생방안을 내놓았다, 그러나 택시업계 등의 반응은 싸늘하다. 관련 단체들은 “면피용 대책”이라고 일제히 비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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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가 내놓은 소상공인 상생방안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없는 얄팍한 술수”라는 반발에 부딪혔다. 관련업계 단체들은 일제히 성명을 내고 플랫폼 독점 규제 법안을 조속히 처리할 것을 촉구했다. 논란의 도화선이 됐던 계열사 카카오모빌리티는 황급히 택시업계 달래기에 나섰다.

소상공인연합회(연합회)는 16일 카카오 상생안에 대해 “소상공인연합회를 비롯한 관련 단체와 사전 협의가 전혀 없었고 구체적인 내용도 빠졌다”며 “몸통은 덮어둔 채 꼬리 자르기로 일관한 면피용 대책”이라고 말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에 대한 제재 절차를 밟고, 다음달 국정감사에 김 의장이 증인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높아지자 ‘미봉책’을 내놓았다는 것이다.

카카오가 지난 14일 발표한 상생안에는 꽃·간식·샐러드 배달 중개 서비스 등 골목상권 침해 논란을 빚은 사업에선 손을 떼고, 경영권 승계 의혹이 있는 케이큐브홀딩스는 사회적 기업으로 전환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3000억원 규모의 상생기금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연합회는 “문어발을 넘어 지네발로 무한 확장 중인 카카오가 한두 개 사업을 접었다고 골목상권 침탈 야욕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며 “오히려 꼬리 자르기를 빌미로 대리운전과 헤어숍 등 본격적으로 침탈 중인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겠다는 선전포고”라고 주장했다. 이어 “카카오가 진정성 있는 상생을 내세우고 싶다면 대리운전과 헤어숍 예약 등 소상공인의 생존을 위협하는 시장에서 즉각 철수하고 다른 골목상권 업종에 대한 무분별한 진출 중지를 선언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계열사 중 맨 먼저 구체적인 상생안을 내놓은 카카오모빌리티도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요금 인상으로 논란이 됐던 ‘스마트호출’ 서비스를 전면 폐지하고, 택시 기사 대상 ‘프로멤버십’ 요금을 월 9만9000원에서 3만9000원으로 인하한다고 밝혔다. 또 대리운전 기사들과도 상생을 위해 기존 20%의 고정 수수료 대신 수요공급에 따라 0~20%의 범위로 할인 적용되는 ‘변동 수수료제’를 전국으로 확대 적용하기로 했다.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한국노총)과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민주노총),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개인택시),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법인택시) 등 업계를 대표하는 택시 4개 단체는 16일 성명을 내고 “프로멤버십 이용료 인하는 스마트호출 수수료 폐지에 따른 카카오모빌리티의 이익 보전을 위한 것이며, 프로멤버십 제도의 본질적 문제는 가입자와 비가입자 간의 갈등과 대립을 야기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지역별 가맹사업자들과의 상생 협의회를 구성하겠다는 것 또한 미봉책에 불과할 뿐”이라며 “국회에 제출된 플랫폼 공정화에 관한 여러 법률안들을 조속히 입법화하라”고 요구했다.

대리운전 업계도 반발했다. 한국대리운전총연합회는 “진정으로 상생을 하고 싶다면 플랫폼 기업답게 콜을 직접생산(운영)하지 말고 중계 시스템만을 운영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민주노총), 한국대리운전협동조합(한국노총) 등도 “카카오대리 프로서비스 폐지가 먼저”라고 주장했다. 프로서비스는 대리운전 기사가 월 2만2000원을 내면 호출을 우선 노출시켜 주는 서비스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추가 대책으로 업계 달래기에 나섰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날 택시 제휴계약 합의서 내 ‘3개월마다 양 당사자의 서면 합의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는 조항을 삭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택시업계는 그 동안 계약기간이 5년인 것에 비해 제휴계약이 3개월이라는 점에 대해 수수료 부담 등을 이유로 문제제기를 해왔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해당 내용은 14일 발표한 상생안에는 포함되지 않았으나, 내부에서 해당 변경안 적용을 지속 논의해왔고, 업계 의견을 수용하기로 결정했다”며 “상생안 발표 이후 택시와의 상생협의를 위한 첫 행보이자 시도로 평가해달라”고 말했다.

이유진 기자 yjle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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