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시행 중인 서울 중구 명동거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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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 장기화로 경영난에 빠진 자영업자들이 잇달아 안타까운 선택을 하면서 방역 당국이 거리두기 방침을 완화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감염병 전문가들은 거리두기 완화보다는 자영업자 지원 확대 방안을 추가하는 게 좋다고 입을 모은다.
16일 '코로나 19 대응 전국 자영업자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에 따르면 지난해와 올해 전국 자영업자 가운데 최소 22명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
서울 마포구에서 23년간 호프집을 운영해온 자영업자 A씨(57)는 지난 7일 자택인 지하 원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한때 호황을 누리기도 했지만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는 코로나 19로 생활고를 겪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극단적 선택 전 원룸 보증금을 빼 아르바이트생 월급을 준 것으로 전해졌다.
전남 여수의 한 치킨집 주인 B씨도 12일 숨진 채 발견됐다. 그가 남긴 유서에는 '경제적으로 힘들다. 부모님께 죄송하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수도권에는 오후 6시 이후 3인 이상 사적 모임을 제한하는 거리두기 4단계가 시행 중이다. 비수도권에서는 3단계 거리두기로 4인까지만 사적으로 모일 수 있다. 다만 백신접종 완료자를 포함하면 수도권에서는 6인까지, 비수도권에서는 8인까지 사적 모임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이같은 방침은 매출 회복을 기대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게 자영업자들 설명이다. 비대위는 "업종별 요구사항과 환경 개선 고민 없이 정부가 일방적으로 거리두기 연장·유지를 통보했다"며 "형평성 없는 잣대로 자영업자 희생만 여전히 강요하는 행태를 더는 묵과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반면 감염병 전문가들은 "자영업자들이 큰 고통을 겪는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거리두기 완화 여부는 참으로 어려운 문제"라는 의견이다. 거리두기 완화 시 걷잡을 수 없는 감염 사태로 커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백신 접종률이 최소 70%는 돼야 완화를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며 "어중간한 방역으로는 (14일 일일 신규 확진자가 2만6628명인) 영국처럼 감염자가 폭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백신 접종률을 최대한 빨리 끌어올릴 수 있도록 정부가 부작용 치료 지원 등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거리두기 완화의 조건은 일정 수준 이상의 접종률"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 감염세를 잡을 방역 타이밍을 놓쳐 거리두기 체계가 유지됐고 그 결과 자영업자의 부담이 가중했다"며 "정부가 자영업자를 집중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박효주 기자 ap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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