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압박' 벼르는 홍준표…윤석열, '리스크' 줄이는 정공법 전략 펼 듯
적폐 수사·고발 사주 재소환 전망…"과도한 네거티브, 역풍 불 수도"
7일 오후 서울 강서구 ASSA빌딩 방송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체인지 대한민국, 3대 약속' 발표회에서 홍준표, 윤석열 후보가 행사 시작을 기다리며 생각에 잠겨 있다. 2021.9.7/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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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이 16일 격돌한다. 두 사람은 '보수야권 1위 후보'를 놓고 박빙 승부를 벌이고 있는 데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열리는 TV토론회여서 치열한 '난전'(亂戰)이 예고됐다.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오후 4시 TV조선이 주관하는 '1차 방송토론회'를 개최한다. TV토론회에는 1차 예비경선(컷오프)을 통과한 안상수·원희룡·유승민·윤석열·최재형·하태경·홍준표·황교안(가나다순) 8명 후보가 출연한다.
정치권의 이목은 '양강 주자'인 윤 전 총장과 홍 의원의 입에 쏠려 있다. 홍 의원은 '국정농단 수사'와 '고발 사주 의혹' 등에서 윤 전 총장의 책임을 요구했던 만큼, 이날 거센 공세를 벼르고 있다. 윤 전 총장의 잇단 '실언 논란'도 공격 대상이다.
두 사람은 전날(15일)에도 '홍준표 캠프 인사 연루설'을 놓고 팽팽한 신경전을 폈다. 홍 의원은 연루설을 언급한 윤석열 캠프 인사들을 퇴출하라고 압박했고, 윤 전 총장은 "과도한 반응"이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윤 전 총장의 '국정농단 수사 책임'도 주요 쟁점이다. 홍 의원은 복수의 언론 인터뷰에서 "적폐청산 수사를 주도한 사람은 윤석열 후보"라며 보수진영에 칼을 휘둘렀던 책임에 대한 사과를 요구해왔다.
그는 지난달 25일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자고 일어나면 사람이 불려가고, 자고 일어나면 구속됐다. 자살도 5명이나 했다"며 "그런 짓을 해 놓고도 우리 당으로 왔다면 대국민 사과라도 해야 할 것 아닌가. 그것도 하지 않고 당과 당 대표를 흔들고 점령군처럼 행세하려고 하는 것이 용납되겠나"고 지적했다.
정치권은 윤 전 총장이 홍 의원의 '예고된 공격'을 정공법으로 대응할 공산이 크다고 본다. 고발 사주 의혹 관련 고발장에 적시한 '성명불상자'에 대해 신원을 특정한 적이 없고, 국정농단 수사는 공정과 정의의 원칙으로 역사적 소임을 다했다는 논리로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전략이다.
반면 윤 전 총장이 홍 의원에게 '역공세'를 펴면서 난상토론이 전개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홍 의원이 사형제 부활을 공약하자 윤 전 총장이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이 형사처벌과 관련한 사법 집행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두테르테식"이라며 홍 의원의 강성보수 면모를 지적한 점이 대표적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윤 전 총장이 정치 신인 이미지 때문에 토론회 취약할 것이라는 인식이 있지만, 상당한 정치적 감각이 있는 싸움꾼"이라며 "윤 전 총장이 토론회에서 홍 의원과 정면충돌하면 쉽게 밀리지 않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홍 의원이 지나친 네거티브 공세를 펼 경우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경선 국면에서 '집안싸움'이 극에 달하면 국민의힘 지지층이 오히려 공세를 펴는 후보에게 반감을 품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2007년 이명박-박근혜가 원수처럼 싸웠다가 5년 내내 갈등을 빚는 원인이 됐고, 2012년에도 문재인-안철수가 범진보진영에서 대립했다가 박근혜 후보에게 손쉽게 대권을 넘겨주는 결과를 낳았다"며 "더불어민주당 경선에서도 이낙연 후보가 과도한 네거티브의 역풍을 맞은 점도 비슷한 양상"이라고 분석했다.
엄 소장은 "윤 전 총장과 홍 원장이 60대 이상과 영남권 표심을 놓고 경쟁하기 때문에 첫 토론회부터 치열한 전쟁을 벌일 가능성이 있지만, 위험수위를 넘는 과잉대응을 하는 쪽이 수세에 몰릴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 교수도 "토론회를 보고 지지후보를 바꾸는 경우는 없다는 것은 이미 연구결과로 증명된 사실"이라며 "윤 전 총장이 이번 토론회에서 설령 말 실수를 하더라도 지지자들은 너그럽게 볼 가능성이 높다. 확증편향만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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