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5일 국회에서 열린 현안 관련 긴급보고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김 원내대표는 ‘고발 사주’ 의혹 제보자인 조성은씨를 겨냥해 “제2의 윤지오가 등장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비판했다. 임현동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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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이어 검찰도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고발 사주’ 의혹 수사에 직접 나서기로 했다.
대검찰청은 15일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와 황희석 최고위원이 윤 전 총장과 배우자 김건희씨, 한동훈 검사장, 대구지검 인권보호관(전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인 손준성 검사 등 7명을 직권남용 등 5개 혐의로 고소한 사건을 전날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최창민 부장검사)에 배당했다고 밝혔다. 고소장 제출 이후 하루 만에 이뤄진 배당이다.
공공수사부는 공안·선거·노동 사건 등을 수사해온 공안부가 2019년 명칭을 바꾼 부서다. 검찰 고위 간부는 “선거방해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주로 보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미 관련 수사에 착수한)공수처와 중복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협력해 법과 절차에 따라 수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순천지청장 출신의 김종민 변호사는 “언론 보도 등의 의혹만 가지고 공수처와 검찰이 동시에 수사에 나서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며 “자칫 수사기관이 선거에 개입하려 한다는 비판을 자초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보고회에 참석한 같은 당 김웅 의원.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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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전 총장 측도 이날 박지원 국정원장을 국정원법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하면서 맞대응에 나섰다. 근거로는 ‘특정 정치인에 대해 찬양·비방하는 의견 등을 유포하는 행위를 금지’한 국정원법 제11조 등을 들었다. 앞서 박 원장은 전날 여러 언론과의 통화에서 윤 전 총장의 수사무마 의혹이 제기된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 사건을 거론하면서 “자료를 다 가지고 있다. 잠자는 호랑이 꼬리를 밟지 말라. 내가 나가서 불고 다니면 누가 유리하냐” 등의 발언을 했다. 윤 전 총장 측 관계자는 “보수 정부에서 원세훈 국정원장이 문재인 야당 대선 후보에게 ‘내가 자료 다 가지고 있다’고 했다면 민주당이 가만히 있었겠느냐”고 반문했다. 윤 전 총장도 이날 “대선 후보로서 이 정부 공직자와 논쟁할 생각은 없지만, 박 원장이 다시 한번 잘 생각해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박 원장과 조성은씨가 고발 사주 의혹 첫 보도(9월2일) 직전에도 만났던 것으로 추가로 밝혀져 논란이 커지고 있다. 조씨는 박 원장이 전날 언론 인터뷰에서 “조씨와 8월 11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만난 이후에도 또 만난 적이 있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이날 JTBC와의 통화에서 “부인할 필요가 없다. 만남은 8월 말쯤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다만 두 사람 모두 추가 만남과 고발 사주 의혹은 전혀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석열 캠프의 윤희석 대변인은 “‘박지원 기획설’에 대한 합리적 의심이 더 짙어졌다. 수사로 밝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 “손준성 유임 당·청서도 엄호” 논란=한편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전날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 경선 TV토론에서 “손준성 검사를 왜 그 자리에 앉혔느냐”는 이낙연 전 대표 질문에 “손 검사 유임을 고집하는 로비가 있었다. 윤석열의 로비에다가 당에서도, 청와대에서도 엄호하는 사람이 있었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윤 전 총장 측은 사실상 청와대의 지난해 검찰 인사 개입을 자백한 셈이라고 비판했다. 윤석열 캠프 김병민 대변인은 “추 전 장관의 말은 민주당과 청와대가 부탁한 인사를 법무부 장관이 받아들였다는 것”이라며 “정권 차원에서 유임시킨 검사가 야당 정치인과 접촉해 고발을 사주했다는 이야기가 되는데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고 의문점도 한 두 가지가 아니다”고 말했다.
현일훈·하남현·한영익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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