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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죽은 역학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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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는 어떻게 진실을 말하는가·흔한 날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 죽은 역학자들 = 롭 월러스 지음. 구정은·이지선 옮김

미국의 진화생물학자인 저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시발점이 됐지만, 글로벌 전염병은 계속해서 인류를 괴롭힐 것이고, 단순한 방역이나 백신만으로는 이에 맞서기 어려우리라 전망한다.

병원균과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전파되는 근본적인 이유가 경제적 이유에 따른 환경파괴에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병원균과 바이러스가 오랜 서식지를 넘어 야생동물에게서 가축과 인간 세계로 확장한 이유는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되는 삼림파괴 때문이며 그 뒤에는 거대 자본이 도사리고 있다고 진단한다.

저자는 "임업과 농업을 혼합한 전통적 농업 방식은 바이러스가 퍼지지 않게 막아 주는 역할을 해 왔는데, 숲이 베어져 나가고 집약적 농업이 늘어나면서 그런 저항력 자체가 없어졌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박쥐 동굴이 코로나19의 시발점이라고 생각할지 모르나, 간단히 말한다면 자본의 중심지인 런던이나 뉴욕, 홍콩을 질병의 근원지로 봐야 한다고 말한다.

아울러 저자는 역학자들이 실험실에서 바이러스만 들여다볼 뿐 병원체가 등장하는 더 큰 인과관계는 보지 않는다고 비판한다.

이어 자본에 포섭돼 구미에 맞는 소리만 읊으면서 전염병에 맞선 근본적인 싸움을 방해하는 전문가들을 '죽은 역학자들'이라고 부른다.

책은 지난해 1월부터 같은 해 7월까지 저자가 기고한 글과 매체 인터뷰 내용을 담았다.

너머북스. 308쪽. 2만1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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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머북스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 숫자는 어떻게 진실을 말하는가 = 강주헌 옮김

산업화 이전 유럽에서 남성의 평균 신장은 169~171㎝이었고, 세계 평균은 약 167㎝였다. 200개국에서 확보한 인류학적 자료를 분석하면, 20세기 들어 평균적으로 성인 남성은 8.8㎝, 성인 여성은 8.3㎝가 커졌다. 특히 한국 여성은 평균 신장이 무려 20.2㎝나 커지며 20세기 여성 중 최고의 증가율을 기록했고, 이란 남성은 16.5㎝로 세계 남성 중 정상을 차지했다.

이 같은 내용은 환경과학자이자 경제사학자인 바츨라프 스밀 캐나다 매니토바대 명예교수가 쓴 '숫자는 어떻게 진실을 말하는가'에 나온다.

저자는 '자식을 적게 낳으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어떻게 전동기는 현대 문명의 동력원이 되었는지', '왜 인류세라는 명칭이 시기상조일 수 있는지' 등 71개 주제를 데이터와 통계를 이용해 분석한다.

한국의 합계 출산율, 국내총생산(GDP)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율, 신장 지수, 행복 점수 등 국내 상황도 다수 포함됐다.

저자는 단순한 수학적 계산을 넘어 숫자를 적절한 맥락에 대입해야 한다고 말한다. 한 국가의 유아 사망률과 저축 수준, 에너지 사용량, 식습관 등 수많은 통계와 데이터는 역사적·사회적·국제적 맥락에서 비교해야 참된 의미를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영사. 432쪽. 1만8천9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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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사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 흔한 날 = 이장미 지음.

"정기의 이가 하나 빠졌다."(2004년 11월 7일),

"가을이 깊어지기 전에 엄마, 큰언니, 정희와 아침 일찍 근처 수목원에 다녀왔다. 사람이 별로 없어서 오랜만에 마스크를 벗고 얼굴을 드러내 보았다. 아직은 바람이 부드럽다."(2021년 8월 28일)

중견 화가 이장미가 17년간 기록한 그림일기를 엮은 책이다. 2004년부터 2021년까지 3대가 모여 사는 대가족의 소소한 일상을 담았다.

책에는 흐르는 세월이 담겼다. 책 초반 어린아이였던 저자의 조카 정기는 짧은 머리로 후드티를 입은 채 군인이 되어 책 후반부에 다시 등장한다.

비 오는 아침, 가족들이 모두 빗소리를 들으며 평화롭게 잠든 모습, 주말 밤 텔레비전을 함께 보는 가족의 단란한 모습 등 눈길 끄는 대목이 여럿 있다.

다다서재. 320쪽. 1만6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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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다서재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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