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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령왕릉 발굴은 어처구니없는 사건…후속 연구로 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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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건길 전 국립중앙박물관장, 특별전서 50년전 조사 회고

연합뉴스

지건길 전 국립중앙박물관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공주=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1971년 공주 무령왕릉 발굴에 참여한 지건길(78) 전 국립중앙박물관장은 13일 당시 조사 과정을 회고하며 '어처구니없는 사건'이었다고 말했다.

지 전 관장은 이날 국립공주박물관이 무령왕릉 발굴 50주년을 기념해 마련한 특별전 개막식에 참가해 "조사단은 주체할 수 없는 흥분에 휩쓸려 왕릉 발굴을 상상할 수도 없는 짧은 기간에 졸속으로 마쳐버리는 우를 범하고 말았다"고 돌아봤다.

이어 "우리는 돌이킬 수 없는 엄청난 역사의 실수 앞에서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었다"며 거듭 반성의 뜻을 나타냈다.

공주 무령왕릉과 왕릉원(옛 송산리 고분군)에서 배수로 공사 도중에 우연히 발견된 무령왕릉 조사는 한국 고고학사에서 매우 중요한 사건이자 성과였으나, 체계적 계획도 없이 하룻밤 만에 유물을 쓸어 담아 오랫동안 '최악의 발굴'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서울대 고고인류학과를 졸업한 지 전 관장은 문화재청 전신인 문화재관리국 학예사보로 조사에 동참했다. 조사단을 이끈 인물은 그의 스승이자 당시 국립중앙박물관장인 김원룡이었다.

50년 전 무령왕릉 발굴단은 유물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했고, 내용이 부실한 조사보고서를 발간했다. 무령왕릉 출토품을 연구하는 작업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지 전 관장은 "무령왕릉 발굴은 지금 돌이켜봐도 전무후무한 역사적 대사건이었다"며 "발굴된 지 30년이 지나도록 포대 자루에 담긴 채 그냥 보관만 하던 작은 유물들이 후속 조사·연구의 손길을 거쳐 오늘의 성과로 이어지기까지는 실로 반세기라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무령왕릉이 고고학 발굴 유물의 꾸준한 조사·연구 필요성을 입증하는 시금석이 됐다"며 "이번 전시가 한국 고고학사에서 새롭게 설정된 이정표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국립공주박물관이 무령왕릉 유물 5천232점을 모두 꺼내 보이는 특별전 '무령왕릉 발굴 50년, 새로운 반세기를 준비하며'는 14일부터 내년 3월 6일까지 열린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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