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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끝나지 않은 신분제의 유습 '갑질'

'손님 갑질' 화상입은 호떡집 주인 "미안함 전달? 누구한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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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지난 5일 대구 북구 동천동 소재 한 프랜차이즈 호떡 가게에 방문한 손님이 호떡을 잘라 달라는 요청을 거절했다는 이유로 180도에 달하는 기름에 호떡을 던져 주인 A씨가 가 화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했다. 현재 가게는 영업을 중단한 상태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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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떡을 잘라달라는 요구를 거절했다는 이유로 뜨거운 기름에 호떡을 집어 던진 손님 때문에 화상을 입은 호떡집 주인이 사과를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대구의 한 호떡집 주인인 A씨는 12일 자동차정보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대구 호떡집 주인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A씨는 “요즘 시국이 시국인지라 병원 안에 있으니 면회 안 되고 외출 안 되고 병동이 다 깜깜한데 잠은 안 오고 생각할수록 황당도 하고 화도 나고 왜 나인지 억울하기도 하다”고 심정을 전했다.

그러면서 “인공 피부 붙이는 수술을 해야 하는데 수술 시기 잡는 것 때문에 의사 선생님이 고민을 하시다가 월요일날(13일) 하기로 결정이 됐다”며 “수술 후 치료와 관리 얘기도 한참 설명하시던데 일단 수술부터 받고 생각하려고 한다”고 했다.

그는 “그런데 기사를 보고 있자니 피의자가 고의가 아니라고 했고 미안함을 전했다고 하던데, 담당 형사님은 피의자를 만난 적이 없으시고 저는 미안함을 받은 적이 없는데 희한하다”며 “미안함은 누구한테 전했을까요”라고 했다.

이어 “언제일지 장담은 못 하지만 후기를 전하겠다”고 덧붙였다.

A씨는 “그냥 잘라주라고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바쁘고 귀찮아서 안 하고 마는 게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중앙일보

호떡집 주인 A씨에게 호떡을 던지는 남성의 모습. [KBS 뉴스 캡처]



또 “저희 호떡은 보통의 흔한 옛날 호떡들과 달라서 꿀이 국처럼 들어 있다. 3분의 1 정도 먹고 안을 보면 꿀이 찰랑찰랑하다”며 “자르려고 가위를 대면 바로 흐르기도 하고 옆으로 튀기도 해서 화상 위험이 높다. 홀이 있는 지점은 접시에 잘라서 드리기도 하는 거로 아는데 저희 지점은 홀 없는 전량 테이크아웃이라 위험해서 잘라드리는 것이 불가한 것”이라고 했다.

네티즌들은 이 글에 “쾌차하라”, “치료 잘 받으시라”, “억울함은 적법하게 푸시길 바란다”고 댓글을 남겼다.

지난 5일 A씨 가게를 방문한 남성 손님은 개당 1500원짜리 호떡 2개를 주문한 뒤 일행과 나눠 먹을 거라면서 “호떡을 잘라달라”고 요청했다.

A씨가 영업 방침상 잘라주지 않는다고 거절하자 손님은 욕을 하며 들고 있던 호떡을 기름이 끓고 있는 철판에 던졌다.

A씨는 오른쪽 어깨 등에 2~3도 화상을 입어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A씨는 지난 8일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가해자는 끝까지 째려보기만 하고 경찰 앞에서도 당당하던데 강력한 처벌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A씨는 이 인터뷰에서 “사건 발생 후 (가해자) 일행 중 두 명이 차례로 가게에 왔다”며 “한 명은 환불을 요구했고 한 명은 ‘손님이 달라면 주지 말이 많냐. 그러니 그렇게 (가해자가) 화를 내지’라고 말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가해자 일행은 경찰이 다녀간 후에도 건너편 카페 야외 테이블에 앉아서 제가 문 닫고 병원 갈 때까지 계속 주시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보람 기자 lee.boram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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