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어 학습담·인문학으로 무장하라 홍보전략가
"동물은 본능적으로 아주 매혹적인 존재라 시선을 끌게 마련이지만 식물은 그렇지 않다. 움직이지 않고 조용하다. 외관상 눈에 띄는 반응이 없기 때문에 세상의 뒤쪽으로 밀려나 영원히 그 자세 그대로 있다고 여겨지기 일쑤다."
책은 주목받지 않는 식물들의 세계에 탐닉한 사람들, 앞이 아니라 늘 뒤에 서 있었던 존재들을 관찰하고 연구한 식물학자의 이야기를 담았다. 원제는 식물학자(Botaniste).
프랑스 국립 '파리 식물표본관'의 총괄책임자인 마르 장송은 800만 점의 마른 잎들과 부서지기 쉬운 열매들, 여기저기 흩어진 역사·문헌 자료를 참고해 썼다.
저자는 시간과 장소를 넘나들고, 인물과 인물을 가로지르며 식물학자들의 조용한 삶, 그리고 그 삶 속에 들끓었던 열정을 소개한다.
빈정대는 익살꾼 조제프 투른포르, 식물 외에는 관심을 두지 않았던 미셸 아당송, 나폴레옹 때문에 울어버린 장밥티스트 라마르크, 오른손이 없는 피에르 푸아브르드 등 개성 있는 인물들이 현재로 소환된다.
저자는 200여 년 전 아당송이 거쳐 갔던 세네갈의 숲을 거닐어보고, 열대 지방의 타는 듯한 무더위를 경험하면서 식물학자 파트리크 블랑의 첫 강의를 떠올리기도 한다.
"식물학자가 된다는 것은 환영에 사로잡혀 나아가는 것이다. 식물학자의 여행이란 영원히 사라져 버린 지평선과 곧잘 잊고 사는 역사적 인물들을 곳곳에서 만나는 일이기 때문이다."
조경사이며 다큐멘터리 작가인 샤를로프 포브가 집필을 도왔다.
가지. 320쪽. 1만8천원.
책 이미지 |
▲ 외국어 학습담 = 로버트 파우저 지음.
로버트 파우저 전 서울대 교수는 모어인 영어는 물론 일본어, 한국어, 몽골어, 스페인어, 프랑스어, 독일어, 에스페란토어까지 다양한 언어를 구사한다.
하지만 처음부터 외국어를 잘했던 건 아니었다.
도쿄에서 홈스테이할 때는 일본어가 늘지 않아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이를 극복하고자 저자는 단어장을 수십, 수백 장 만들어 어디를 가나 가지고 다니며 외웠다고 한다.
그리고 마침내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설국이었다"라는 소설 '설국'의 첫 문장을 읽으며 그 문장에 실린 뉘앙스를 이해한다고 느꼈을 때 벅차게 차오르던 보람을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다고 저자는 회고한다.
책은 저자가 외국어를 습득한 노하우도 전한다. 저자는 외국어 학습이 개인마다 차이가 있다고 전제하면서 자신의 경우에는 '다독'으로 효과를 많이 봤다고 소개한다.
특히 "편하게 읽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관심 있는 분야, 읽고 싶은 것을 그때그때 골라 읽으며 외국어와 접촉면을 넓히라고 저자는 말한다.
예순인 저자는 일반적으로 외국어를 습득하기에는 늦은 나이지만 앞으로도 계속 새로운 외국어를 공부할 것이라고 말한다.
"나에게 외국어 학습은 여전히 끝없는 인내와 끈기를 요구하는 일이다. 지금까지 공부한 외국어 실력을 유지하기 위해 하루에도 몇 개의 외국어를 꾸준히 연습한다. 그렇게 획득한 외국어는 한마디로 설명할 수 없는 즐거움을 준다."
이 책과 함께 파우저 교수가 2018년에 쓴 전작 '외국어 전파담' 개정판도 출간됐다.
혜화. 336쪽. 1만8천500원.
책 이미지 |
▲ 인문학으로 무장하라 홍보 전략가 = 이상헌 지음.
20년 경력의 홍보업계 베테랑이 홍보맨이라면 반드시 갖춰야 할 역량에 대해 인문학적 관점에서 살핀다.
손자병법과 논어 등 고전을 통해 홍보 담당자들이 관계 맺기에서 필요한 진정성을 배우고 홍보 리더로 성장하기 위한 기준을 찾도록 제안한다.
저자는 일반 직장인들 역시 한 단계 더 자신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선 인문학적 소양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청년정신. 376쪽. 1만8천원.
책 이미지 |
buff27@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