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 쿠데타에 반대하는 시위자들이 미얀마 양곤에서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의 깃발과 세손가락 경례를 들어올리고 있는 모습./제공=AP·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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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 중국 공산당이 미얀마 군부에 의해 축출된 아웅산 수치 문민정부의 집권당인 민주주의 민족동맹(NLD)을 정당 행사에 초대했다. 쿠데타를 일으킨 군부가 NLD 탄압과 해산까지 시도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NLD를 인정하는 행보를 취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9일 이라와디와 미얀마나우 등 현지 언론은 이날 중국 공산당이 개최하는 ‘경제개발을 위한 정당협력 회의’ 초대 정당에 NLD가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이 회의는 중국 공산당이 동남아·남아시아 주요 정당들을 초청해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이번 회의에는 미얀마 내 93개 정당 중 NLD와 함께 군부가 지지하는 연방단결발전당(USDP) 등 총 4개 정당이 초청을 받았다.
현지매체인 이라와디는 “미얀마 군부가 NLD 해산을 추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 정부가 NLD를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NLD는 지난해 총선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지만 지난 2월 1일 발생한 군부 쿠데타로 주요 지도부가 체포되거나 군부를 피해 은신하고 있다. 군부는 NLD가 총선 투표를 조작했다고 기소하며 결과를 무효화했다. 해당 회의에는 양곤지역 NLD 의원이 당을 대표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매체는 미얀마 주재 중국대사가 군사정권의 운나 마웅 르윈 외교장관과의 온라인 회담 등에서는 군정의 최고기구인 국가행정평의회(SAC)를 미얀마 정부로 인정하면서도 중국 차원에서는 NLD를 해산하려는 군정의 계획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21~28일 미얀마를 방문한 쑨궈샹 중국 외교부 아주사무특사도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을 만나게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군부는 이를 거절하고 특사 방문 사실도 알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신화통신은 이를 “미얀마가 빠른 시기에 안정을 회복하고 민주주의로 이행할 수 있도록 도우려는 중국 정부 노력의 일환”이라 보도했다.
중국 정부는 NLD가 정당으로서 존재하길 원하는 모양새다. 이라와디는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정부가 미얀마 군부에 이같은 입장을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중국의 행보는 중국이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일대일로 정책과 에너지 안보전략에 있어 핵심 국가인 미얀마에서 군부와 민주진영 양측에 모두 선을 대놓으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 집권 시절 전방위적인 지원과 협력을 강화하며 환심을 사온 중국은 동시에 쿠데타의 주범이 된 민 아웅 흘라잉 총사령관 등 미얀마 군부도 챙겨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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