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전트 러너·달콤한 숨결·구비전설 선집
이 신화 속 이야기를 모티프로 한 소설로, 사랑하는 죽은 아내를 기계 몸으로 되살려낸 남자, 팀의 이야기다.
죽은 아내의 성격과 기억을 그대로 지닌 인공지능 로봇은 빠르게 아내 애비게일의 빈자리를 채워간다. 그러나 아직 애비게일의 시신이 발견되지 않은 상황에서 팀은 아내를 살해한 용의자로 지목된다.
특히 애비게일의 가족은 허락 없이 기억을 기계에 업로딩한 팀을 상대로 소송을 건다. 로봇 애비도 사랑보다는 집착에 가까운 모습을 보이는 팀이 순수한 의도로 자신을 만든 게 아닐 것이란 의심을 하기 시작한다.
기계인 자신은 진짜 아내가 될 수 없으리라 생각한 애비는 과거 인간이었던 기억을 그리워한다. 그러면서 현대판 피그말리온 신화는 원작과 달리 파국을 향해 치닫는다.
심리 스릴러에 천착해온 JP 덜레이니가 이번엔 SF 요소까지 가져와 새로운 반전을 보여준다. 강경이 옮김.
소미미디어. 512쪽. 1만5천800원.
▲ 에이전트 러너 = 영국 스파이 문학의 거장 존 르 카레가 지난해 연말 타계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발표한 스물다섯 번째 장편소설이다.
오십을 앞두고 은퇴를 기다리는 영국 비밀 정보국 소속 요원 내트. 첩보 활동이 국가 안보를 좌우하던 시대는 끝났다고 생각하던 그에게 뜻밖에도 러시아 정부를 위협하는 인물을 제거해달라는 주요 임무가 맡겨진다.
무능한 조직에 신물이 나 있던 내트는 임무 완수를 앞두고 갑자기 반역자로 몰린다. 베테랑 요원으로 쌓아온 신망이 배신에 의해 일순 망가질 위기에서 그를 아끼던 상사는 상황을 반전시킬 비밀 임무를 다시 맡긴다.
르 카레는 실제 영국 정부 비밀 요원 출신으로, 영국 외무부에서 근무하던 1959년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데뷔작 '죽은 자에게 걸려 온 전화'를 발표할 때는 유럽에서 요원으로 활동하던 시기다. 1963년 대표작 '추운 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가 세계적으로 성공하자 전업 작가를 택했다. 조영학 옮김.
알에이치코리아. 368쪽. 1만6천800원.
▲ 달콤한 숨결 = 마초적 범죄 소설을 주로 써온 유즈키 유코가 처음으로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미스터리 범죄물이다. 여성의 본능적 욕망인 '아름다운 외모'에 대한 집착에 관한 이야기다. 자존감을 잃어가던 주부 후미에가 우연히 만난 동창의 제안으로 '뷰티 회사'에서 일하게 된다. 혹독한 다이어트로 취업에 성공한 그는 고소득을 올리며 명품 쇼핑과 비싼 음식을 즐기지만, 어느 날 살인사건 용의자로 체포된다. 민경욱 옮김.
비채. 484쪽. 1만4천800원.
▲ 구비전설 선집 = 우리 민족의 문화와 역사적 흔적을 그대로 보여주는 구비 전설 문학을 엄선해 모았다. 198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조사하고 채록한 전설 100여 편을 광포 전설, 자연 전설, 인문 전설, 인물 전설로 분류해 수록했다. 구비문학 전문가인 신동흔 건국대 국어국문학과 교수가 옮기고 엮었다.
문학동네. 400쪽. 1만5천 원.
lesl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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