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처 제외된 대형마트는 울상
한 고객이 편의점 '이마트24'에서 제품을 고르고 있다. [사진 이마트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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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상생 국민지원금’ 신청이 6일부터 시작되면서 유통업계의 표정이 엇갈리고 있다. 지난해 긴급재난지원금의 경우 애플·이케아·샤넬 등 일부 글로벌 대기업과 명품매장에서 사용 가능해 형평성 논란이 있었다.
올해는 국민지원금의 사용처를 지역상품권 가맹점으로 일원화하면서 전통시장, 동네 슈퍼마켓, 식당, 미용실, 약국, 안경점, 의류점, 학원, 병원, 프랜차이즈 가맹점(편의점·빵집·카페·치킨집 등)이 활짝 웃고 있다. 하지만 국민지원금을 사용할 수 없는 백화점, 복합쇼핑몰, 대형마트, 기업형 슈퍼마켓, 면세점, 홈쇼핑, 배달앱, 온라인몰, 외국계 대기업 매장은 매출이 되레 줄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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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위협할 정도로 성장한 편의점
정부가 소비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집계하는 4대 유통채널(백화점·대형마트·편의점·전자상거래) 가운데 편의점만 지난해 이어 올해도 국민지원금 사용처에 포함됐다. 주요 대기업이 편의점을 운영하지만 편의점주가 자영업자인 가맹점이 거의 대부분이라서다. 편의점업계는 코로나19 사태로 근거리 쇼핑채널로 입지가 커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지난 4월 ‘유통업체 매출동향’에 따르면 국내 편의점 3사(CU·GS25·세븐일레븐)가 전체 오프라인 유통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29.2%에서 지난해 31.0%로 늘어난 뒤 올해 4월에는 31.4%까지 올라섰다. 지난해 33.5%에서 지난 4월 29.5%로 떨어진 대형마트(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를 처음으로 제쳤다.
백화점(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이 명품 등 ‘보상 소비’ 효과로 같은 기간 28.4%에서 32.9%로 올라서며 1위를 차지했지만 편의점이 대형마트를 앞선 건 의미가 적지않다. 코로나19로 근거리·비대면 쇼핑이 늘기도 했지만 1·2인 가구 비중이 전체 국민의 60%에 육박하면서 소비형태가 소규모로 바뀌고 있다. 편의점업계는 실제 대형마트 주담당이었던 장보기 품목을 코로나 계기로 점차 늘려가고 있다. 주거상권 편의점에서 육류·채소·과일 등을 팔기 시작한 게 대표적 예다.
오프라인 유통 매출 비중 추이.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
특히 올해는 국민지원금이 추석을 앞두고 풀리는만큼 실속형 추석선물 세트를 대거 준비했다. GS25 편의점에 따르면 작년 5월 긴급재난지원금이 지급된 후 매출이 직전 2개월 대비 86%가량 올랐다. GS25 관계자는 “당시 집콕(집에 머물기)에 근거리 장보기가 늘면서 삼겹살, 스테이크 같은 축산 매출이 급등했다”며 “이어 블루투스 이어폰 같은 생활가전, 와인·양주 순으로 잘 팔렸다”고 말했다.
평소 편의점에선 구매 빈도가 낮았던 가격대가 높은 상품을 많이 샀다는 것이다. GS25는 작년 매출 분석을 토대로 5만~8만원대의 육우선물세트, 애플에어팟프로·삼성QLED TV 등 고가 생활가전 상품을 전년 60종에서 올해 90여종으로 확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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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지원금 땐 스테이크·와인·이어폰 잘 팔렸다
CU 편의점은 한우사골세트(7만원), 산꿀 자연송이(10만원), 수삼세트(약 8만원), 영광 명품굴비(약 5만원) 등 농축수산물 전반에 걸쳐 실속형 상품을 폭넓게 선보인다. 평소보다 약간 비싼 10만원 안팎의 와인·위스키 등도 준비했다.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는 계란(10입)·두부·콩나물 등 장보기 품목과 샤인머스캣 등 과일 할인행사를 펼치며 지원금 수요를 겨냥하고 있다.
한 고객이 편의점 CU에서 장을 보고 있다. [사진 BGF리테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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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대형마트는 울상이다. 코로나19 이후 편의점이 오프라인 유통업계 지위를 위협하고 있는데다 2년 연속 국민지원금 수혜도 못받으면서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작년에도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이후 매출이 많이 빠졌다”며 “올해도 9~10월 매출은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이마트는 추석 선물세트 판매에 주력하면서 추석연휴 기간 초특가 할인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홈플러스·롯데마트는 전국 점포 내 임대매장에선 국민지원금 사용이 가능한 점을 강조하고 있다. 고객 발걸음을 마트로 오게끔 하기 위해서다. 홈플러스는 “홈플러스에 입점한 프랜차이즈 가맹점과 미용실·안경점·약국 등 모두 소상공인이 운영하는 점포여서 사용 가능하다”며 “국민지원금 결제가 가능한 매장에 별도의 홍보물을 비치해 고객안내를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재난지원금 사용 가능 업종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기획재정부] |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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