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르카를 착용한 채 지난 1일 가족들과 함께 미국 워싱턴덜레스 국제공항에 도착한 아프가니스탄 여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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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이 아프가니스칸을 완전 장악한 가운데 아프간 여성들이 생명의 위협을 무릅쓰고 이틀 연속 거리에 나서 여성의 권리 보장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4일 AP통신 등 외신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아프간 여성 20명은 전날 수도 카불 대통령궁 인근에서 시위에 나섰다. 이들이 요구한 건 교육과 취업 기회, 자유의 보장이었다. 전날 서부 도시 헤라트에서 여성 50명이 거리 시위를 벌인 뒤 카불에서도 비슷한 취지의 시위가 벌어진 것이다. 시위대는 내각에 여성을 참여시킬 것과 보편적인 자유 보장을 요구하는 내용 등을 담은 팻말을 들고 거리를 행진했다.
현재 아프간은 총으로 무장한 탈레반 대원이 거리를 순찰하고 있다. 시위 규모가 작기는 하지만, 여성들의 이 같은 행동은 자칫 물리적인 공격의 빌미를 줄 수도 있다. 그런데도 여성들은 자신들의 권리를 보장 받기 위해 공개적인 목소리를 내고 나선 것이다.
여성들이 시위에 나선 건 과거 탈레반이 보였던 정책 때문이다. 탈레반은 1996년부터 2001년까지 아프간을 통치하면서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를 엄격히 적용했다. 여성들은 취업하거나 교육을 받을 수 없었고, 외출도 통제됐다.
최근 정권을 잡은 탈레반은 여성 인권을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실현 여부는 불투명하다. 율법에 따라 아프간을 통치하겠다는 기본적인 원칙에는 변함이 없기 때문이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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