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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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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돌봄 기획보도-자살예방, 유가족 돌봄부터] ② 자살 유가족과 예배하는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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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 자살자 약 1만4천명, 개신교인 2천3백명 정도로 추산

자살에 관한 신학적 논의 활발...자살은 마음의 질병으로 돌봄 대상이란 인식 많아져

노컷뉴스

자살에 관한 신학적 논의가 많아지면서 자살을 단순히 죄의 문제가 아닌 마음의 질병으로 여기는 인식이 교회 안에 자리잡아 가고 있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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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에 관한 신학적 논의가 많아지면서 자살을 단순히 죄의 문제가 아닌 마음의 질병으로 여기는 인식이 교회 안에 자리잡아 가고 있다. (자료사진)


[앵커]

CBS는 세계자살예방의 날을 앞두고 자살예방을 위한 교회의 역할을 돌아보는 <생명·돌봄 기획보도>를 마련했습니다.

오늘은 두번째 순서로, 예배 공동체인 교회가 자살 유가족들과 함께 예배하고 위로하는 과정이 왜 필요한지 짚어봤습니다. 최경배 기잡니다.

[기자]

한 해 약 1만 4천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고, 이들의 영향을 받는 유가족과 지인은 적어도 14만명에서 28만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자살자들의 종교적 특징을 조사한 결과가 없지만, 전문가들은 인구학적 통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국내 개신교인 비율 17%를 적용하면 한 해 발생하는 자살자 가운데 약 2천3백명 정도는 개신교인이란 얘깁니다.

[인터뷰]
(조성돈 목사 / 라이프호프 대표)
"기독교인이라고 자살이 피해가지 않아요. 교회들이 외면하는 있는 거고. 실은 교회에서 밝히지 않기 때문에 그렇다. 이렇게 볼 수 밖에 없죠. 교회 가서 이야기를 해 보면 항상 그런 얘길 듣는 거예요. '믿음으로 이길 수 있다'라는 거. 그런 분위기가 조성되다보니까 '내가 어렵다' 소리를 못해요. 예방이 안되는 거예요."

불과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자살하면 구원받을 수 없다'는 생각이 교회 안에 팽배했고, 이 때문에 교인이 자살로 숨진 경우 장례예배조차 드려주지 않는 교회가 많았습니다.

자살을 창조질서를 거스르는 죄라고만 판단했기 때문인데, 최근엔 여러 신학적 논의가 활발히 전개되면서 자살은 마음의 질병 때문에 발생하는 만큼 목회적 돌봄의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박해정 교수 / 감리교신학대학교)
"어떤 교회 같은 경우는 '자살자는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기 때문에 하나님의 창조질서에 위반되었다. 그래서 이건 죄다' 그래서 구원을 받을 수 없다고 하는 입장을 가고 있는, 그런 신학적 입장을 가지고 있는 예배공동체도 있고. '아니다. 요즘과 같은 사회에서는 정신적인 아픔 이것도 하나의 병으로 봐야 된다. 자연사 질병으로 인한 병사가 있듯이, 정신적 질환에 의한 질환사로 봐야 한다'라고 하는 입장을 두고 볼 때는, 그 이후의 행보 목회적 터치가 갈릴 수 밖에 없는 것이죠."

장례예배를 숨진 가족을 천국으로 보내드리는 예배로 이해했기 때문에 교회가 자살 문제를 외면하게 됐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인터뷰]
(박해정 교수 / 감리교신학대학교)
"신학적으로 보면 바른 판단이 아닙니다. 왜냐면 임종을 하시면 그 분은 이미 하나님께서 받아 주신 거예요. 실제적으로 장례 예배를 드리는 원래의 목적은 유가족들을 위로하는 예배여야 합니다. 그런데 한국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장례문화가 예배 가운데 덧입혀진 거예요."

자살 유가족의 경우 일반인에 비해 자살위험도 8배나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들과 함께 예배하고 믿음을 고백하는 과정은 소중한 생명을 살리는 일이 될 것입니다. CBS뉴스 최경배입니다.

(영상기자 / 정용현·정선택, 영상편집 / 서원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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