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회의장단 및 상임위원장단 초청 오찬간담회에서 박병석 국회의장과 인사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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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3일 국회의장단·상임위원장단을 만나 문재인 정부 마지막 정기국회에서 입법과 예산안 처리에 여야 협치를 당부했다. 국회의장단·상임위원장단은 “협치하는 국회”에 한목소리를 냈지만,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여당의 독주를 경계하고 언론중재법 등에 대한 여야 합의 처리 필요성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국회의장단·상임위원장단 초청 오찬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대선을 앞두고 있어서 여야 간에 경쟁하지 않을 수는 없지만 경쟁은 경쟁이고 민생은 민생”이라며 “국민의 삶을 지키고 더 발전시키는 일에 함께 힘을 모아달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국회에서 입법과 예산이 뒷받침돼야 하는 과제들은 어느 것 하나 쉬운 것이 없다”면서 “여·야·정 간에 대화와 타협을 통한 진정한 협치가 아주 절실하게 필요한 때”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또 “우리 정부는 말년이 없을 것 같다. 임기 마지막까지 위기 극복 정부로서 사명을 다할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고,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로 인한 여러 가지 위기 상황을 극복하고, 일상 회복과 새로운 도약을 이루는 과제는 우리 정부에서 끝나지 않고 다음 정부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과제이기에 국회에서도 여야를 초월해서 많이 도와달라”고 했다. 이날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604조4000억원 규모의 내년 예산안에 대해서도 “절반 이상을 다음 정부에서 사용하게 될 예산”이라며 처리에 협조를 당부했다.
박병석 국회의장은 “뒤늦게 원 구성이 됐지만, 여야가 원만한 합의로 원 구성을 하게 되어서 협치의 토대를 마련했다고 생각한다”며 “민생의 문제와 외교의 문제에 대해서는 초당적으로 국회가 함께할 것이라고 다짐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찬 간담회는 지난달 31일 정진석 국회부의장과 10개 상임위원장이 새로 선출됨에 따라 문 대통령이 국회에 입법과 예산 등 민생 현안에 대한 협력을 요청하기 위해 마련했다. 여야는 당시 21대 국회 개원 1년3개월 만에 원 구성을 정상화했다. 간담회에는 국회에서 박병석 의장과 김상희·정진석 부의장, 18개 상임위원회 위원장이 참석했다.
이날 자리는 대체로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지만 현안을 두고 뼈있는 말이 오가기도 했다.
정진석 국회 부의장은 공개 인사말을 통해 “언론중재법 강행 처리가 일단 중단돼서 숙려 기간을 갖기로 한 것은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대화와 타협으로 결론을 낸 좋은 모습”이라며 “여야가 첨예하게 맞선 쟁점 안건들은 새 정부 출범 이후로 넘기는 것이 상식과 순리에 맞는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여야가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오는 27일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했지만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여당이 강행처리해서는 안 된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같은 국민의힘 소속 박대출 환경노동위원장도 비공개 전환 뒤 “언론중재법이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킬 수 있다. 일방적으로 밀어붙일 일이 아니다”라는 취지로 말했다.
참석자들의 발언을 들은 문 대통령은 “G7 정상회의에서 정상들은 공통적으로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요소로 극단주의, 테러, 가짜뉴스를 꼽았다”며 “외국에서 백신접종률을 높이는 데 지장을 초래하는 중요한 요인이 가짜뉴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언론중재법과 관련된 얘기가 아니라고 전제하긴 했지만, 가짜뉴스의 해악을 강조하면서 야당에 언론중재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뜻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정대연·박홍두·박순봉·유설희 기자 ho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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