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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탈레반, 아프간 장악

아프간 판지시르 교전 본격화…저항군, 목숨건 투쟁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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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저항군 34명 사살· 판지시르주 검문소 11개 점령

저항세력 "정의, 평등, 자유 얻을 때까지 투쟁 계속"

뉴스1

30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의 판지시르에서 탈레반 저항군들이 군사 훈련을 펼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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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무장정파 탈레반과 미국서 9·11 테러를 일으킨 알카에다가 손을 잡고 저항군의 거점이자 역사적 항전지로 꼽히는 판지시르 계곡에서 공세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저항세력의 목숨 건 저항이 시작됐다.

2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저항세력 민족저항전선(NRF) 지도자들과의 권력분담 협상이 결렬되면서 지난 나흘간 탈레반은 판지시르를 목표로 삼아 교전을 본격화했다고 전했다. 이날 공세에 나선 탈레반은 판지시르주 11개 검문소를 점령하고 30여 명을 사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저항은 탈레반에 있어서 국제적 정당성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반갑지 않은 일종의 '데자뷰'라고 WP는 표현했다. 앞서 탈레반은 1996년 아프간 수도를 점령하고 2001년까지 아프간을 지배했지만, 거듭된 시도에도 판지시르만큼은 장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당시 저항세력은 1980년대 소련을 아프간에서 내쫓는 데 큰 역할을 펼친 '판지시르의 사자' 혹은 '아프간의 국부' 아흐마드 샤 마수드가 이끌었는데, 그는 9·11 테러 발생 이틀 전 알카에다 요원들에 의해 암살됐다.

아버지의 결의를 물려받은 샤 마수드의 아들 아흐마드 마수드는 오늘날 NRF 저항세력을 이끌고 있으나 현 상황은 모든 측면에 있어 탈레반에 열세다.

서방으로부터 대규모 군사 원조를 받았던 아버지와 달리 현 저항 세력의 구심점이 된 아들 마수드는 그 어떠한 지원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

또한 과거 저항세력은 이웃 타지키스탄으로부터 보급로를 확보했으나, 현 NRF는 탈레반이 모든 북부 국경 지역을 장악한 탓에 보급로가 봉쇄된 상황이다.

이런 역경 속에도 저항세력은 지리학적으로 자신들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굳게 믿고 있다. 판지시르 도시는 힌두쿠시산맥을 중심으로 기다랗게 양옆으로 형성돼 '천혜의 요새'로 꼽히는데, 문제는 접근 자체가 쉽지 않다.

이런 탓에 소련은 1980년대 판지시르를 점령하려 했을 당시 9번이나 실패했고, 1990년대 탈레반은 로켓과 스커드 미사일(러시아의 전술용 핵미사일), 제트기를 갖고도 이 지역을 점령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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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현지시간) 탈레반이 점령한 아프가니스탄의 판지시르에서 반 탈레반 저항군이 군사 훈련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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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RF에 따르면 판지시르 계곡에는 현재 민병대와 주민 그리고 자원봉사자들 1만 명가량이 운집해 있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전직 아프간 군인, 특수부대, 특공대원 출신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흐마드 마수드는 "탈레반은 대화나 평화를 원하지 않는다"면서 "그들은 자신들이 아프간을 점령했다고 우리가 판지시르를 넘겨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사람들은 조국과 영토, 가족 그리고 삶을 지키고 싶어한다"면서 "판지시르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은 아프간 전체에 대한 저항"이라고 강조했다.

마수드는 앞서 "탈레반이 모든 이와 권력을 나누고 정의 실현과 함께 권리와 자유를 보장한다면 투쟁을 중단할 것"이지만 "이보다 더 적은 것은 용납할 수 없으며 정의, 평등, 자유를 얻을 때까지 투쟁과 저항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판지시르에 모인 개개인의 결의도 대단하다. 판즈시르 투쟁에 참여 중인 아마드 하시미는 "탈레반 조직원이 식량을 차단하고 전기를 차단했다"면서도 "탈레반의 비인간적인 행동에도 사람들은 결코 그들에게 절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 아프간에서 공무원으로 재직하다 탈레반 정권이 들어서면서 판지시르에 몸을 숨긴 자키 역시 "우리는 카불에서 탈레반에 대한 보복이 두려워 본인의 이름조차 사용하지 못하는 2, 3류 시민이 되고 싶지 않다"면서 "자유와 미소를 잃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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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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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ong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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