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의 80세 4선 정치인이 군복 차림에 총을 들고 군사정권에 대한 투쟁을 다짐했다.
2일 현지매체 미얀마나우는 만 조니 전 에야와디 지역 수석장관(사진)이 한 현지매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군복을 입고 소총을 든 모습으로 등장했다고 밝혔다. 카렌족인 만 조니 전 장관은 1990년부터 지난해 총선까지 네 차례 상원의원에 당선된 거물급 정치인이다.
이 매체는 그가 미얀마 전역에서 온 사람들과 군사정권에 대한 무장 투쟁에 합류했다고 전했다. 이 사진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면서 지난달 29일 군인 20여 명이 만 조니 전 장관 집을 급습해 그의 아들을 잠시 구금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 조니 전 장관은 "나는 이제 나이 80세로 인생의 거의 끝에 와 있다"면서 "생의 마지막 기간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이미 결정했다"고 무장 투쟁에 합류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나는 국민에 의해 선출된 상원의원"이라며 "국민이 나를 뽑아줬으니 이 나이에 국민을 절대 배신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만 조니 전 장관은 "반군부 투쟁은 승자만이 살아남는 싸움"이라며 "군부가 이기면 모든 걸 가져가고 우리가 이기면 그 반대가 된다"고 언급했다. 그는 "군부는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강력한 군대 중 하나지만 국민은 강력한 군대에 대항해 들고 일어났다"며 "군정은 국민의 마음을 얻지 못해 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반 시민 참여도 독려했다. "쿠데타는 극악무도한 범죄이기 때문에 이런 불의에 대항해 계속 싸울 것"이라며 "시민들이 반군부 운동에 동참하면 우리는 이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얀마에서는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한 미얀마군과 이에 맞서는 시민군 전투가 곳곳에서 계속되고 있다.
카렌족 무장조직인 카렌민족연합(KNU) 소속 카렌민족해방군(KNLA) 5연대는 지난 한 달간 미얀마군 118명을 사살했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미얀마민족민주주의동맹군(MNDAA)도 지난주 미얀마군과 전투를 벌인 후 최소 24명을 사살했다고 전했다.
[이유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